[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제도 추진 의사를 보인 것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가 6일 "의료계 반대를 묵살하고 특사경을 추진한 것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앞서 5일 정기석 이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세 번이나 특사경을 직접 지시했고 생방송까지 됐으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면서 "불법 개설기관은 수사를 시작하면 바로 계좌를 빼돌려 (환수)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특사경이 도입되면 공단이 즉시 계좌를 보고 불법 기관을 찾아내 국민 피해가 줄어들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의협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특사경 도입은 권한 남용의 우려가 커 국회에서도 신중을 기하는 중인데, 건보공단은 정식 절차를 우회해 대통령 업무보고자리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부당한 권리를 편취하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건보공단의 권한 확장 및 조직 규모 확대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공단은 이를 의도해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런 특사경 설치는 행정권과 수사권의 심각한 중첩적 권력남용을 초래할 것이므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공단은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결과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간 약 6000억원의 인건비를 정부 지침을 위반해 과다하게 편성했다. 이를 직원들끼리 나눠 가진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현재도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공단은 근거 없는 특사경 권한 확보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22년 발생한 '건보공단 직원 횡령 사건’에 이어 이번 인건비 과다 편성 및 횡령 등 고질화 된 방만 경영으로 오히려 건강보험 재정 투수의 주범으로 밝혀진 만큼, 건보공단이 특사경 수사대상이 될 것을 우려해야 할 때"라며 "공단이 강조하고 있는 '재정 누수 차단' 자체는 특사경을 도입하기보다는 수사의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기존 경찰 인력을 활용하는 것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건보공단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채권자 내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자에게 수사권을 주는 것이나 다를게 없다. 이는 법치국가 대원칙상 금지된 자력구제 금지를 공단에 대해서만 허용해 주는 부당한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한 현지확인으로 불리는 임의적 조사권 행사에 대해서도 심각한 인권침해, 영장주의 원칙 훼손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며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강제 수사권이 부여되면 인권의식·법률소양 부족으로 인한 비전문적 행태의 수사와 그로 인한 공권력 남용과 국민의 기본권 침해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