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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맥학회 윤리강령 선포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하지정맥류 치료 강요하는 회원 제명"

    일부 회원들 실손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무조건 수술' 유도로 사회적 논란...정회원 조건 강화, 학술대회 의무 강화

    기사입력시간 2021-11-08 07:28
    최종업데이트 2021-11-08 09:06

    대한정맥학회 회원 윤리강령 
    대한 정맥학회 창립 20주년에 즈음하여 학회 회원은 국내 정맥 질환 예방 및 치료의 주도적 역할을 다하는 의료인으로서 아래와 같은 책임과 의무가 있음을 결의한다. 

    제1항 대한정맥학회 회원은 정맥 질환 환자의 치유와 안전을 위하여 명확한 진료 지침과 임상적으로 규명한 근거에 기반한 치료만을 제공한다. 
    제2항 대한정맥학회 회원은 의료인으로서 윤리를 지키고, 새로운 치료 방법은 적절한 검증 후 임상에 도입한다. 
    제3항 대한정맥학회 회원은 의료인의 양심에 따라 진료하며, 사회적 도적성을 췌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제4항 대한정맥학회 회원은 회원 상호간 신뢰와 존중을 가지며,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하여 상호 협력한다. 
     
    대한정맥학회 윤상섭 이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정맥학회가 하지정맥류 치료의 주무학회로 회원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회원들을 제명할 수 있도록 회칙을 수정했다. 전공의 기간동안 하지정맥류를 수련받지 못하는 진료과 전문의에게는 정회원 조건을 강화해 회원 자격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기존 정회원이라도 학술대회 참석 의무를 강화해 지속적인 의료 질 향상을 위해 학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자정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정맥학회 윤상섭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7일 서울 용산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창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윤리강령을 선언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하지정맥류에 대한 환자 인식이 개선됨에 따라 환자수는 앞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정맥학회는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맞춤형 치료를 위해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표준화된 진료지침을 마련해 근거에 기반한 치료법을 회원들에게 교류하고 있다. 하지만 하지정맥류를 진단하는 일부 병원에서 진단을 과장해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권유하고 실손보험금을 노린다는 보도가 간간히 나왔다. 입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시술하거나, 전문과가 아닌 비전문의에 의해 시술이 행해지는 등 의료윤리에 대한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6년~2020년 진료 데이터 분석결과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 수는 2016년 16만2000명에서 2020년 21만2000명으로 증가해 연평균 증가율은 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여성 환자 증가율은 11만명에서 14만5000명으로 32% 증가해 남성 환자 증가율 28.7%보다 높았다. 하지정맥류 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20년 608억원으로 연평균 증가율은 9.8%였다. 인구 10만명당 하지정맥류 질환 진료인원을 보면 2016년 318.7명에서 2020년 412.7명으로 29.5% 늘었다. 

    하지정맥류는 초음파로 일정 시간 이상의 역류를 측정해 진단한다. 치료는 크게 보존적인 방법과 수술적인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보존적 치료로는 운동, 약물 복용, 압박스타킹 착용 등이 있다. 수술적 치료는 늘어난 혈관을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발거술이 있고 고주파, 레이저 등을 이용한 정맥 내 가열 치료,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이용한 정맥 내 비열치료 등이 있다. 정맥 내 가열치료나 비열 치료는 비급여 항목이며 상대적으로 고가의 치료법이다. 
    대한정맥학회 회원 윤리강령 
    문제는 일부 개원가가 실손보험 가입자를 중심으로 고가의 치료를 한다는 데 있다. 가격이 일률적이지 못하다 보니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 사회적인 통념에 어긋나는 비용의 비급여 치료를 하고 환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는데도 무조건 '무조건 수술'이라는 회원에게도 주의를 요청했다. 

    윤 이사장은 “하지정맥류 환자가 늘어나고 의료비 상승이라는 어쩔 수 없는 문제점이 환자들에게 노출되고 회원들 사이에서도 많은 공감대가 있다. 정맥학회가 이 시기에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며 “일부 회원의 과도한 치료로 인해 사회적인 무리가 있었고 학회가 강제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회원들에게 제약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특히 환자가 너무 많이 늘어나다 보니까 수련을 받지 않는 정형외과, 신경외과 개원가 등에서 치료를 남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주년을 맞이해 윤리강령을 발표해 회원들이 인식하도록 하고 스스로 이런 문제점을 고쳐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이사장은 “특히 일부 회원은 실손보험이 들어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진료 방법이 바뀌는 경향이 있다. 바로 수술하자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적인 치료가 충분히 가능하고 환자 맞춤형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 몇몇 회원이 비급여 치료인 수술만 고집한다면 의료 왜곡을 초래한다"라며 "표준진료지침을 만들고 윤리강령을 제약을 주면서 회원들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겠다. 회원들이 근거에 기반한 진료를 하지 않았을 경우에 학회가 회원 자격 유지나 보호를 해줄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 이사장은 하지정맥류 비급여 시술의 급여화에 대해서는 ”하지정맥류 치료에 쓰이는 장비나 치료재료가 고가이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녹록지 않아서 급여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지만, 언젠가 급여화되는 것에서는 거부감은 없다“라며 "재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언젠가는 하지정맥류 비급여 시술도 급여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정맥을 튼튼하게, 다리를 건강하게, 삶을 행복하게’라는 슬로건으로 국민의 정맥 건강을 위한 최선의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20년 전에는 학술대회 등록자가 200여명이었지만 모든 진료과가 회원으로 들오다 보니 외형적으로 10배 가까이 규모가 커졌다.

    홍기표 회장(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흉부외과 교수)은 “처음에 피부과, 성형외과, 혈관외과, 외과, 흉부외과 등 서로 다른 진료과가 여러 단계에서 각자 다른 방향으로 접근해서 치료가 이뤄졌다. 이들이 다 모여서 논의의 장을 만든 것이 정맥학회이고 20년을 맞이했다"라며 "2012년에 진료지침을 처음 만들었고 올해 다시 개정했다. 앞으로도 정맥 질환 최선의 치료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시켜 국민의 삶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