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료 영역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영역에 새로 진입하는 회사는 '예측' 등 새로운 영역을 타깃 한 기술을 구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성균관대 정규환 교수는 5일 서울 파라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2024년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현황과 의료분야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정 교수는 뷰노의 공동 창업자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날 정 교수는 "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과 치료"라며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를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데이터가 너무 많다. 의사는 해당 자료를 분석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이 정보가 너무 방대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의료 환경이 녹록지 않다. 수많은 검사 중 하나라도 실수하면 법적 책임을 진다. 업무가 과중한데 법적책임까지 따르고 있어 고충을 겪고 있다. 또 의료에서의 문제는 의사결정이 근본적으로 모호하다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진단 영역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서로 다른 시점에서 보면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우리는 일관성 있고 폭증한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여기에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해상도를 높여 놓칠 수 있었던 병변을 찾아주는 AI 기술이 의료에 활용되고 있다. CT 촬영을 주기적으로 해야 하지만 비용 등으로 촬영하기 어려운 경우 MRI 촬영본을 활용해 CT 촬영본으로 바꿔주는 기술도 존재한다. 이뿐 아니라 CT 촬영 시간을 줄여 발생한 빈 공간을 AI를 활용해 채우는 기술도 나왔다.
정 교수는 "이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며 "흉부 폐암 검진 목적으로 병원에 방문하면 흉부 CT 촬영을 해 해당 부분만 봐준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근처에 이상이 있는 부분까지 체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의료 수준이 높고 IT 강국, 제조 강국이지만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은 2%다. 여전히 글로벌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는 병원의 특성이 반영됐다"며 "병원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한 번 도입하면 잘 바꾸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고 말했다.
이에 정 교수는 "앞으로 AI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타깃할 경우 새로운 정보를 줄 수 있는 영역을 타깃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예시로 든 영역은 '예측'으로, 적용 제품으로 뷰노의 '뷰노메드 딥카스' 등을 언급했다.
딥카스는 심정지 예측 AI 프로그램이다. 이는 일반 병동의 전 연령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전자의무기록(EMR)에 입력된 5가지 활력 징후(수축·이완 혈압, 맥박수, 호흡수, 체온)와 나이, 측정시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0~100점 사이의 점수로 표시한다.
정 교수는 "심정지는 한 번 발생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심정지가 발생하기 전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24시간 이내에 환자 심정지 발생 확률을 체크하면서 환자의 심정지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의료 행위인데, 최근 신의료기술평가가 유예되면서 약 5년간 비급여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 기간 수익을 만듦과 동시에 근거를 쌓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