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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의료비는 억제돼야 하는가? 정부와 언론의 사기극

    [칼럼] 닥터썰전 논설위원 조병욱

    기사입력시간 2026-04-25 08:56
    최종업데이트 2026-04-25 08:5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언젠가부터 대한민국에서 의료와 관련해 '급증하는 의료비', '재난적 의료비', '의료비로 인한 가정 경제파탄'. '건강보험 재정고갈' 등 폭발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가장 큰 의료공급자인 의사는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고, 의료소비자인 환자는 의료비로 인헤 경제파탄이 되는 피해자가 된다는 이미지가 됐다.

    이러한 보도들은 정부와 건보공단이 저보상 일변도의 기조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저보상 저수가 일변도의 보상체계는 의료공급의 왜곡을 불러왔고, 결국 현재에 이르게 됐다.

    의사들의 의료행위뿐 아니라 제약사의 약품, 의료기기회사의 의료기자재 등 의료관련 모든 행위나 품목의 단가를 낮게 책정한 바람에 전국민 건강보험이 시행된 2000년 이후 힘들게 버텨오던 사상누각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정부는 급증하는 의료비라고 이야기하며 반드시 억제돼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과연 정말 대한민국의 의료비는 급증하고 있고, 다른 국가와 대비하여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파탄이 날 정도일까? 정부가 그렇게 좋아하는 OECD 통계를 가지고 확인해 보도록 하겠다.
     
    2015-2024 OECD 국가별 GDP 대비 의료비 지출 % 현황 ; 출처 : data-explorer.oecd.org 

    대한민국 GDP 대비 총의료비
     

    대한민국의 GDP 대비 총의료비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6.5%에서 8.4%까지 1.9%가 올랐다. 전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보이고 있다.

    각 연도별로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019년도와 2022년도에 급격히 증가했다. 2018년에는 '문재인 케어'로 명명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선택진료비는 폐지되고, 2·3인실 병실료, 상복부 초음파, Brain MRI, MRA가 급여적용이 됐다. 이로 인해 낮아진 본인 부담금으로 의료이용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건보재정지출이 급증했다.

    2021년에는 COVID-19 팬데믹c으로 인해 건강보험재정 이외에 국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면서 백신과 바이러스 검사, 격리 조치 등에 대한 비용지출이 이뤄졌다. 타국가 대비 팬데믹에 대한 비용지출이 높은 이유는 국가의 격리에 대한 개입이 매우 높았기 때문으로, 그에 대한 비용지출 또한 상대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 오히려 국가가 직접적으로 격리조치에 개입하지 않은 타국가의 의료비는 지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확진자, 접촉자 등까지 생활격리시설까지 운영하며 의료인들을 차출해 인건비를 지급했던 걸 고려하면 수긍할 만하다. (대한민국만 그러하지 않았는가)

    2022년의 8.8%를 기록한 이후 점차 다시 감소하고 있는데 앞서 지적한 COVID-19 관련 특수 지출 요인이 사라지고, 2023년부터 다시 MRI와 상복부초음파에 대한 급여기준을 강화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GDP 대비 의료비비중의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부담금 지출의 비중의 변화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을 보면 이러한 의료비 비중의 증가가 정부정책 요인에 있음을 알 수 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본인부담 지출의 증가는 0.4%다. 다시 말하면 가계부담 증가폭은 0.4%밖에 되지 않는데 정부는 국민들에게 겁을 주고 있다.

    1. OECD 국가 대비 턱없이 적은 의료비 비중

    정부는 급격히 증가하는 의료비를 걱정이 된다고 아우성치지만, 사실상 국민들의 실질적인 지출이 아닌 정부와 건보공단의 지출을 걱정하는 것이다.

    의료 정책 실패로 인한 재정 낭비를 국민들에게 전가할 수는 없으니 의료공급의 변화만을 강요하고 있다. 의료공급 체계를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가까운 일본이나 그외 행위별 수가제를 유지하고 있는 OECD국가들을 보면 GDP대비 의료비는 훨씬 높다.
     

    아직은 충분히 더 감당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아니 더 늘려야 한다. 정부의 잘못된 저보상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들을 의료비 정상화를 통해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2. 벼랑 끝에 몰린 정부의 재정압박
     
    건강보험 재정 조달 구성, 출처: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공적 의료비 지출은 크게 건강보험 재정과 정부 재정 둘로 나눠지는데, 건강보험 재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 조달은 법률로 정해져 있는데, 그동안 건보재정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보험료율을 올리면서 감당해 오고 있었다. 2024·2025년도에 2년간 동결됐는데 이는 건보재정 적립금이 약 30조원가량 쌓였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적립금 덕분에 예상 수입액의 14%를 정부지원금으로 건강보험에 조달해야 함에도 지금까지 지켜진 적이 없이 항상 그보다 적게 지원이 됐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대로 문재인 케어 이후 지속되는 보장성 강화정책과 선심성 의료정책으로 인해 본인부담금은 덜고 의료이용을 증가했다.

    30조원에 달하는 적립금은 몇 년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특히 2년 전 발표된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는 그 속도를 가속시켰다.
     
    결국 2026년 보험료율을 7.19%로 다시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제 정부와 정치권에 숨통이 조여오는 것이다. 법에 의해 정해져 있는 보험료율은 8% 까지만 설정할 수 있는데, 만일 그 이상으로 올리려면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건보재정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언젠가는 보험료율을 8%를 초과하여 징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법을 개정하려면 정권과 여당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남은 건 단지 0.8%. 보험료 납입 대상자는 줄어들고 있고 의료이용은 늘고 있다. 정신 못 차리는 정치인들은 선심성 정책들을 쏟아내며 건보재정을 축내고 있다.
     
    3.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을 유지하려는 그들

    보건복지부는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과 이재명 정부의 의료혁신 정책을 통해 총의료비를 절감할 방법을 만들어 냈다. 정확하게는 총의료비가 아닌 공적의료비 즉, 현재까지 증가한 정부지원 및 건보재정 부분 의료비를 절감할 방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상급 종합병원 구조개편과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을 통해 중증의료 및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한다고 했지만, 이는 경증 의료 질환자의 의료접근성을 낮추는 것이다. 또한 1차의료기관에 대한 지불제도 개편을 통해 주치의제도 도입을 표방하지만 외래진료 자유이용권을 도입해 아무리 이용을 많이 해도 비용증가가 일어나지 않게 고정하고, 위수탁 검사 지불제도 개편과 검체검사 수가 조정을 통해 1차의료기관에서의 검사에 대한 수익구조를 박탈하여 아예 공급을 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돌봄 및 재택의료, 비대면 의료를 도입 및 육성해 의료기관 방문 자체를 줄여 직접적인 의료공급을 현저하게 줄이고 paramedic approach를 통한 개인적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한다.

    처음에는 사회안전망으로 국가 공공기반으로 제공되는 듯한 여건이 마련되는 것차럼 보이지만, 결국은 국민들 스스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으면서 다른 수단과 방법을 이용하여 사적으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다. 이러한 방향성의 끝에는 '집에서 임종하기' 캠페인이 있다.

    현재 1차의료기관의 방문을 줄이고 요양병원 입원을 줄여 돌봄 및 재택 호스피스케어를 권장하는 통합돌봄사업을 시행하려고 하는데 책정된 예산을 보면 914억이 책정돼 있다. 나와 있는 예산안대로라면 2400명 편성 규모에 6개월분 인력 예산이 192억이 책정돼 있다.

    정부 관계자나 정책 관련 자들의 멘트 "무엇보다 시작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라는 말을 보면 결국 파국으로 끝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4. 고질적인 정책 실패와 의료비 폭증, 역주행하는 보건복지부

    2018년도 문재인케어의 실패는 유래없는 의료비폭증을 가져왔다. 실패라 함은 정책의 실패일 뿐 국민에게는 수혜와 다름이 없었다. 낮은 가격에 한없이 누리는 의료 혜택.

    이번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과 의료혁신정책들이 진행되고 온갖 문제점들을 보완하기위해 건강보험재정이 투입되고 나면 또 다시 의료비 폭증은 일어날 것이다.

    앞서 지적했듯 적은 돈으로 돌봄과 재택의료 등을 제공하려 했겠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 1차의료기관에서 해결될 질환들이 묵히고 묵혀 진행되면 증가하는 기회비용(치료에 드는 비용)은 더 커질 것이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건강보험 재정은 계속 늘어났고, 보험료율도 꾸준히 올랐다.

    국민을 위해 수많은 의료정책이 도입됐고 보장성강화라는 얘기는 수도없이 나왔다. 하지만 지표는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통계대로라면 GDP 대비 내 지갑에서 나간 돈 만큼만 보장되는 것 아니었나?

    결국 정부가 내놓는 정책들마다 전체 의료비만 폭증했을 뿐 달라진게 없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정책은 의료기관에 가지 못하게 유도하는 정책을 내어놓았다. 전례대로 라면 또다시 건강보험재정은, 총의료비는 폭증할텐데, 그럼 의료기관이 아닌 어디로 갈 것인가?

    그렇다. 바로 통합 돌봄. 

    요양병원에도 못가게 하고, 의료기관에도 못가게 한 채 집에 가둬놓고 재택의료와 방문진료, 주치의제로 묶어놓은 채 집에서 임종만 바라보게 만든 그 제도다. 그래서 거기에 수많은 직역들이 붙어 있다. 복지로 나눠먹으려고. (이전 의료혁신위원회 글 참조)
     
    5. 대한민국 정부의 의료정책 방향성은 효율성

    GDP 대비 총의료비는 2024년 현재 OECD 국가 중 전체 25위다. 기대수명은 2023년 현재 OECD 국가 중 83.5세로 전체 5위다. 회피가능 사망률은 2022년 현재 OECD 국가 중 인구 10만명당 151명으로 전체 7위다. 다른 국가보다 버는 돈에 비해 적은 의료비로 더 오래 살고 덜 죽을 수 있는 의료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가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살 수 있는 사람만 치료하고 살려라. 쓸 데 없는데 정부, 공공의 돈 낭비하지 말라.

    대신 배상과 위로는 의사들 돈으로 해라.

    대한민국 정부는 자신의 잘못된 정책으로 국민의료비가 폭증하는 것을 의료공급자에게 전가하고 그 책임을 묻고 있다.

    그 비용은 국민들이 내고는 있지만, 혜택 또한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니 정책실패의 피해라고는 보기 어렵다. 결국 피해는 의료공급자만 받고 있는 셈인데, 도무지 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이제는 버려야 하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다음 세대가 정상적인 의료를 공급받으려면 건강보험은 사라져야 한다. 어떻게 든 유지하려 한 이 제도가 대한민국 의료를 너무 썩어가게 만들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