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면역관문억제제들의 파이프라인 자료를 취합한 결과 이미 승인을 받았거나 임상연구가 진행 중인 적응증이 가장 많은 약물은 키트루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30가지가 넘는 적응증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키트루다는 경쟁품들이 뛰어든 적응증 대부분에 대해 임상 연구를 하고 있었다.
면역관문억제제로 가장 먼저 허가받은 획득한 적응증은 흑색종이지만, 옵디보, 키트루다, 티쎈트릭, 임핀지, 바벤시오 5개 제품 모두 승인을 받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은 방광암이다.
흑색종은 항암 화학요법 외엔 약물이 전무했고, 제약사들의 관심이 다소 떨어졌던 방광암은 최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 5개사가 먼저 적응증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나비오(Technavio)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방광암 치료 시장은 2021년 5% 성장한 6억 5660만 달러(한화 약 73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광암보다 시장 규모가 수십배 이상 큰 폐암 적응증에도 5개 제품이 모두 뛰어들었는데, 특히 전체 생존 기간을 12개월 이상 연장시키는 치료제가 없어 그동안 미충족 수요가 컸던 비소세포폐암 분야에서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먼저 승인을 받았고, 소세포폐암 적응증으로도 현재 개발 중이다.
특히 키트루다는 항암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가장 먼저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시장을 선점했다.
옵디보도 1차 치료제로 도전했지만 6월 NEJM에 발표된 3상 임상에서 PD-L1 종양 발현율이 1% 이상인 4기 또는 재발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옵디보 단독요법은 항암 화학요법에 비해 무진행 생존 기간을 유의하게 늘리지 못했다. 현재 여보이와의 병용요법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3개 회사도 1차 치료제에 도전하고 있으며,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는 표적치료제인 타세바와 알레센자, 이레사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신세포암, 두경부암, 간세포암, 난소암, 결장암, 다발성 골수종 등 적응증에서 여러 회사가 경쟁하고 있다.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먼저 적응증을 확보하며 앞서나가자 후발주자들이 여러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도 확인됐다.
화이자는 니치마켓을 노리고, 희귀 암인 메르켈세포암 치료제로 먼저 승인을 받았고, 로슈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췌장암 등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아스트라제네카는 모날리주맙, 셀루메티닙, 트레멜리무맙 등 다양한 후보물질들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고, 로슈는 기존에 개발된 표적치료제와의 병용요법을 다수 시도하고 있다.
타세바나 알레센자 병용을 통해 EGFR 변이 또는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캐싸일라나 허셉틴, 퍼제타 병용을 통한 HER2 양성 유방암을 타깃으로 하는 임상이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로슈는 수술전 또는 수술후 보조요법으로의 가능성도 여러가지 시도 중이다.
암젠 JAPAC 한정훈 상무는 "글로벌 시장에서 면역항암제로 성공하려면 선점이 가장 중요하고, 승산이 있다면 후발주자들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같은 니치마켓을 타깃으로 해야한다"면서 "또 약물에 반응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찾는 것도 후발 주자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