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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1형 당뇨병, '연속혈당측정'이 최선인 임상적 근거는

    [칼럼] 문선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대한내분비학회 연속혈당소위원회

    기사입력시간 2022-02-22 00:53
    최종업데이트 2022-02-22 16:02

    대한내분비학회 연속혈당소위원회 릴레이 칼럼
    메디게이트뉴스는 대한내분비학회 연속혈당소위원회 전문가들과 함께 갈수록 중요해지는 연속혈당측정(CGM)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릴레이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연속혈당의 종류와 원리, 기본 개념을 시작으로 각 대상자별 가이드라인과 사례를 소개합니다.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연속혈당을 활용한 진료방식 변화와 미래 당뇨병 관리의 그림을 그려볼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①서문: 연속혈당측정(CGM), 당뇨병 관리의 새로운 시대 열린다
    ②24시간 혈당 파악하기, 연속혈당 어디까지 왔나
    ③1형 당뇨병, '연속혈당측정'이 최선인 임상적 근거는

    [메디게이트뉴스] 췌장에서 인슐린이 만들어지지 않아 당뇨병이 생기는 경우를 1형 당뇨병이라고 한다. 1형 당뇨병은 평생 반드시 인슐린을 투약해야 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저혈당에 대한 글루카곤의 반응 감소로 저혈당에 취약한데, 단기적 의식소실 뿐 아니라 장기적인 인지기능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만큼 1형 당뇨병은 고혈당과 저혈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운 질병이고, 당화혈색소값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형 당뇨병의 조절률은 10년 전과 비교해서 크게 호전되지 않은 데다 2형 당뇨병에 비해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1형 당뇨병의 대안적 치료로 면역치료가 시도됐지만 발병하기 전 단계에서 예방적인 효과만 일부 입증돼 있다. 췌장·췌도이식도 시행되고 있으나 면역억제제 사용과 공여자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많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현재 1형 당뇨병 치료의 최선은 '철저하게 혈당을 모니터링'하며 '적절하게 인슐린을 투약'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연속혈당측정(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 기술의 발전은 철저한 혈당 모니터링이 필요한 1형 당뇨병에서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에서도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1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 있어 연속혈당측정의 임상적 근거를 살펴보고자 한다. 

    1형 당뇨병에서 연속혈당측정 임상연구 

    과거부터 여러 연속혈당측정 임상 연구들이 있어왔으나, 2010년대 중 후반부터 현재와 유사한 형태의 연속혈당측정을 활용한 연구들이 1형당뇨병에서 시행돼 왔다. 지난 기고에서 다뤘듯이 연속혈당측정기에는 메드트로닉의 '가디언커넥트'나 덱스콤의 '덱스콤 G5/G6'와 같이 스캔 없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볼 수 있는 리얼타임(real-time) CGM(rt-CGM)이 있고, 애보트의 '리브레'와 같이 스캔할 때에 저장된 혈당 정보가 전달이 되는 방식인 간헐적 스캔의(intermittently scanned) CGM(is-CGM) 이 있다. 

    먼저 저혈당 무감지증이나 중증 저혈당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RCT 연구들이 진행됐는데, rt-CGM 연구인 IN CONTROL(2016년 네덜란드)이나 HypoDE trial(2018년 독일)에서 연속혈당측정이 자가혈당측정에 비해 저혈당 도달 시간(<70 mg/dL time below range, TBR)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일반적인 1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인 DIAMOND study(2017년 미국)과 GOLD study(2017년 스웨덴)가 진행됐다. 자가혈당측정을 하루 4회 이상 시행한 것에 비해 연속혈당측정을 사용했을 때 6개월간 당화혈색소를 0.4~0.6% 정도 더 호전시키고, 목표 범위내 비율(70-180 mg/dL Time in range, TIR) 역시 개선됐다. 

    또한 기존 연속혈당측정 없이 인슐린 펌프를 사용한 연구에서 인슐린 다회요법 대비 혈당조절에 뚜렷한 이득이 있지 않다는 결과가 많았는데, DIAMOND extension 연구를 통해 rt-CGM을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인슐린 펌프 사용이 인슐린 다회요법보다 TIR을 더 호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제1형당뇨병 GOLD 연구에서 rt-CGM과 자가혈당측정을 한 비교군의 당화혈색소(JAMA. 2017, Lind M et al. 에서 인용)

    is-CGM의 경우도 IMPACT 연구(2016년, 유럽)를 통해 자가혈당측정 대비 저혈당 도달 시간(TBR)을 확연히 줄이는 결과를 보여줬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별다른 교육 없이 연속혈당측정만 지급하고 환자 개인이 스스로 알아서 조절하도록 했는데, 당화혈색소의 개선까지는 보이지 못했다. 이후 FLASH Education(2019년, 독일) 연구에서는 구조화된 교육을 제공했는데, 여기서는 6개월간 당화혈색소 수치도 개선됐다. 따라서 is-CGM 의 경우 사용 교육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
     
    최근 rt-CGM 과 is-CGM 을 비교하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CORRIDA study(2020년, 체코)에서는 rt-CGM(가디언 커넥트)와 is-CGM(리브레)를 비교했는데, TIR과 TBR이 rt-CGM 쪽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줬다. 

    최근 발표된 ALERTT1 trial에서 기존 is-CGM(리브레)을 사용하던 환자를 대상으로 'rt-CGM(덱스콤 G6)으로 변경한 군'과 'is-CGM를 지속하는 군'으로 나눠 비교했는데, rt-CGM으로 변경한 군에서 TIR가 6.8% 정도 더 우월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아마도 rt-CGM의 고혈당·저혈당 알람 기능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재의 임상 근거를 정리해보면 1형 당뇨병에서는 is-CGM 보다는 rt-CGM이 더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비용이나 착용감 등에 대한 장점 때문에 is-CGM이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미 해외에서 출시된 리브레의 차세대 버전인 리브레3(Libre 3)부터는 rt-CGM으로 변경됐다.

    임신 1형 당뇨병에서 연속혈당측정 임상연구
     

    임신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도 연속혈당측정 연구가 진행됐는데, rt-CGM을 사용한 대규모 연구로는 CONCEPTT trial(2017년, 미국, 캐나다, 유럽)이 있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거나 임신 중인 1형당뇨병 환자에서 자가혈당측정과 비교했을 때, rt-CGM을 사용 시 혈당조절 효과가 우월했으며, 산모의 혈당 조절 뿐 아니라 거대아(Large for gestational age)나 신생아 저혈당과 같은 출산 결과까지도 호전시켰다. 

    이 연구에서 제시한 TIR의 범위가 63~140mg/dL 이었는데, 이를 통해 1형당뇨병 임신 중 연속혈당측정 목표 범위가 결정됐다. 반면 아직까지 임신성 당뇨병(GDM)이나 2형당뇨병 임신에서의 연구 결과가 부족한 상황이다. 
     
    자료= 연속혈당측정의 치료 목표(Diabetes Care. 2019, Battelino T et al. 에서 인용)

    1형 당뇨병에서 연속혈당측정 가이드라인

    위에서 보았듯이 1형 당뇨병에서 연속혈당측정의 사용은 단순히 당화혈색소만 호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저혈당 (TBR)의 호전을 함께 이룰 수 있다. 원래 목표했던 대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셈이다. 

    앞서 언급한 연구들에서 대조군 역시 자가혈당측정을 매우 성실히 하는 환자들이었는데, 국내 진료현장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더욱 연속혈당측정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최신 가이드라인에 위에서 언급한 임상 근거들이 반영돼 있으며, 계속 연구 결과들이 발표됨에 따라 가이드라인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ADA) 2022년 가이드라인의 경우 1형과 2형 당뇨병을 가리지 않고 인슐린 다회 투약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안전하게 다룰 수 있다면 rt-CGM은 A 근거수준, is-CGM은 B 근거수준으로 연속혈당측정을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should be offered')라고 강한 어조로 표기하고 있다.

    2021년 대한당뇨병학회의 국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든 1형 당뇨병 성인에서 연속혈당측정장치의 사용을 권장한다'를 일반적 권고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국 가이드라인의 2년 정도 이전 수준으로 향후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많은 임상근거들로 인해서 최근 몇 년 사이 1형당뇨병에서는 연속혈당측정의 사용이 표준 치료로 변경이 돼 있다. 따라서 비용이나 착용감 등의 문제가 아니라면 1형당뇨병에서는 연속혈당측정을 사용하도록 권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1형 당뇨병 환자에서의 연속혈당측정 활용 진료 

    지난 2019년부터 1형 당뇨병에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당뇨병환자 소모성재료 처방전과 유사하게 처방전을 발행하면 사용자가 직접 연속혈당측정기를 구입한 뒤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하는 방식으로 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현재 내과,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만 처방전 발행이 가능하다. 처음에는 1개월까지만 처방할 수 있고, 이후부터는 3개월씩 처방이 가능하다. 첫 처방 시에는 데이터 입력이 필요치 않으나, 두 번째 처방부터는 이전 연속혈당측정 값(평균혈당, 당화혈색소, 변동계수 등)을 입력해야 한다. 또한 rt-CGM 의 경우는 센서 이외에도 송신기 소모성 처방을 따로 해야하는데, 가디언 커넥트는 1년에 1회, 덱스콤G6는 3개월에 1회씩 처방을 한다. 
      
    아울러 1형 당뇨병 진료 시 시간과 노력, 교육이 많이 필요한 점을 고려해 2020년부터 국가에서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시범사업에 등록을 한 환자의 경우는 의사 진료 연 6회(매10분), 간호교육 연 4회(매 30분), 영양 교육 연 4회(매 30분)와 재택 상담 연 12회에 대해서 보험 수가를 지원받을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을 활용할 경우 시간과 교육이 많이 필요한데, 이 사업을 통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재택의료 시범사업은 모든 병원에서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신청을 한 기관에 한해 진행 중에 있다. 3년간의 시범 시간을 거쳐서 향후 1형 당뇨병 진료에 적절한 수가 산정과 진료 시스템을 갖춰갈 예정이다. 

    급변하는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에서 당뇨병과 관련된 새로운 기술들이 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1형 당뇨병 영역에서의 신기술 발전에 근간을 이루는 연속혈당측정의 임상적 근거와 국내에서의 활용을 살펴봤다. 1형 당뇨병 치료에 연속혈당측정을 도입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환자 또는 의료진이 있다면 위에서 기술한 내용들을 통해 근거에 기반한 확신을 얻는 데 보탬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