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국내에서도 태동 단계에 있는 재택의료가 제도 초기부터 인증 시스템을 마련해 질 관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재택의료학회가 12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 2층 라벤다홀에서 '제2회 춘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재택의료, 질 관리 및 인증 필요한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재택의료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초고령사회의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으로 대두된 재택의료의 질적 성장을 위한 도전과 과제를 논의했다.
임종한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인하대 의대 교수)은 "방문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질병의 발생원인과 환자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는 이유를 세밀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낮은 수가로 많은 환자를 진료하는 현재 의료 시스템으로는 만성질환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인구 고령화와 건강보험 재정난에 대처하려면 일차의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며 "공급자나 질병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충형 서울봄연합의원 원장은 "질적인 재택의료가 가능하려면 환자 중심의 다학제팀 구성과 지역사회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라며 "고도화된 사업 모델 확립 및 모니터링과 더불어 중증환자에 대한 사례 관리료 가산 등 합리적인 경제적 보상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동시에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 한성옥 건보공단 요양급여실장은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어르신 돌봄의 경우 시설보다 재가가 훨씬 효과적"이라며 "재택의료 분야에 충분한 재정을 할당한다는 것이 정책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연구 결과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는 사회적 측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비스 질평가 지표 개발과 교육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성훈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정부도 개별 시스템 모형보다 보다 큰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여러 영역의 연계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세션 좌장을 맡은 이건우 대한재택의료학회 회장은 "관련 시범사업의 주관 부처가 제각각이어서 통합적 진행이 어렵고 특히 장기요양보험이나 사회복지 부문과의 통합 조정이 쉽지 않다"며 "재택의료 인프라와 공급자 확대가 무척 중요하지만 공급자별로 편차가 크고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만큼 질적 측면 역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건우 대한재택의료학회 이사장은 폐회사에서 "재택의료가 시작하는 단계에서 질 관리 논의가 이르다 생각할 수 있지만 재택의료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에 대한 표준을 우선적으로 정립해야 한다"며 "학회가 재택의료 표준을 제시하고 서비스 질을 높여 나가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