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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의료비 증가하고 상급병원 쏠림 현상 심화, 주치의 제도 도입 필요

    ①주치의제도의 필요성 - “각종 일차의료 시범사업은 주치의 업무 일부분에 불과”

    [칼럼] 정명관 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20-01-20 06:57
    최종업데이트 2020-01-20 06:57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명관 칼럼니스트] 지금까지 일차의료의 질 향상과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해 주치의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여러 단체에서 논의돼 왔다. 그러나 전문의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 때문에 공급자단체의 반대가 심했고 그 때문에 정부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하지만 10여 년 전과 비교하여 주변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의료계에 여러 문제점이 누적되고 있으며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이미 붕괴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여기에는 일차의료 문제 뿐만 아니라 전공의 문제, 입원전담전문의 문제, 중환자진료와 응급의료 문제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해결책의 한가지로 주치의제도 도입이 왜 필요한지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주치의제도 도입 방안에 대해서는 다음 달에 논하기로 한다.

    첫째, 노인 인구의 증가와 의료비의 증가가 지속돼 왔다.

    지난 2019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의 15%와 800만명을 넘어섰다. 2000년에 비해 비율과 숫자 면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20년 후에는 이 숫자에서 다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2018년 노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457만원으로 전체 1인당 평균 진료비인 153만원 보다 3배 많았다.

    2009년에 우리나라의 의료비 지출은 GDP 대비 6.1%였으나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8년에는 8.1%를 차지했다. OECD 평균이 매년 8.8%로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돼 온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런 추세라면 5년 안에 OECD 평균을 추월할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보장률은 6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해 80%대인 OECD 평균에 많이 못 미치는 상태이다. 

    우리나라 환자의 연간 외래 방문 횟수와 인구당 병상 수는 OECD 최고 수준이다. 지금까지 제시한 숫자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이 크고 현재와 같은 상태로는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앞으로 10년도 버티기 어렵다.

    둘째, 문재인케어로 상급병원 쏠림 현상이 심해졌다.

    문재인케어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기 위해서 추진됐다. 그 방법으로 필수 의료 부문에서 비급여의 급여화가 추진됐다. 3년간에 걸쳐 초음파검사·MRI 검사를 포함해 특진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의 급여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가 많이 저렴해진 대신 의료전달체계 작동은 여전히 미미해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 쏠림 현상이 일어났다. 개인 의원과 중소병원의 진료비 점유율은 떨어졌으며 비급여 진료비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전공의법 개정과 내과와 외과의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 등도 진행돼 상급종합병원은 의료인력난을 겪게 됐다.  

    부랴부랴 입원전담전문의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아직 역부족이며 응급의료센터의 인력난도 가중되고 있다. 경증 환자를 동네의원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시급하게 됐다.

    셋째, 각종 일차의료 시범사업은 주치의 업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일차의료의 질 향상과 지역사회의 환자 편의를 위해 여러 가지 시범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종류를 살펴보면 ‘장애인 주치의제도 시범사업’,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방문진료(왕진) 시범사업’, ‘재가의료급여 시범사업’, ‘요양병원환자 퇴원지원 시범사업’,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시범사업’, ‘진료의뢰-회송 시범사업’, ‘진료정보 교류사업’, ‘원격의료 시범사업’, ‘심층진료 시범사업’, ‘교육상담료 시범사업’ 등이다. 
    시범사업 종류만으로도 눈이 핑핑 돌 지경이다.

    필자도 서너 가지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시범사업 별로 시간이 많이 소요돼 애도 먹지만 필요한 사업들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업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가 주치의가 해야 할 업무의 일부분에 대해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10여 가지의 시범사업을 ‘주치의 시범사업’ 하나로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환자들 특히 전체 의료비의 40% 이상을 사용하는 노인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3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서너 군데의 병의원을 동시에 다니며 주체적으로 관리해주는 의사도 없고 의료정보도 한군데로 모이지 않기 때문에 중복 진료와 약물의 과잉 투여가 흔하다. 

    그 결과가 의료비 지출은 많지만 의료 이용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도 그 때문에 일어난다.

    주치의가 일차의료 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며 전문의 진료에 대해 조정자의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정부와 여러 지자체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커뮤니티케어도 주치의가 있어야 완성될 수 있다.  

    주치의제도 도입에 대한 의료 단체의 반발과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는 우리나라 의료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고 낭비적 요소가 심하고 필수 요소에 투입할 자원이 너무나 부족하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