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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환자실 간호사 '번아웃' 위험, 지원 절실

    적자내는 중환자실, 인력 지원 요소 필요

    병원중환자간호사회 이순행 회장 막간 인터뷰

    기사입력시간 2018-01-05 05:50
    최종업데이트 2018-01-05 05:50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강도 높은 업무, 잦은 이직과 사직, 낮은 처우, 태움 문화 등으로 인해 간호인력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4명의 신생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환자실 관련 인력문제 또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간호계는 힘겹게 중환자실을 지키는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정부가 제대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원중환자간호사회 이순행 회장(서울아산병원)은 "중환자실 간호 인력 지원이 절실하다"라면서 "간호사의 높은 업무강도는 결국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이순행 회장에 따르면, 중환자실 간호사 이직률은 다른 부서에 비해 10%가량 높은 상황으로, 선진국과 비교해도 월등하게 높다.
     
    이 회장은 "이직률을 보면, 중환자실 간호사의 어렵고 힘든 상황을 알 수 있다. 높은 이직율은 결국 경력 간호사의 부족으로 연결되는데, 숙련도를 요하는 중환자실에 위협적이다"라고 말했다.
     
    중환자실 간호사는 언제 상태가 나빠질지 모르는 중환자를 24시간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의료인이지만, 우리나라의 간호 인력은 선진국 기준의 최하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내과계중환자실은 간호사 1인당 환자수가 평균 근무조 당 2.9명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간호사 수에 포함된 수간호사나 책임간호사의 숫자를 고려한다면 간호사 1인당 근무조에 3명 이상의 환자를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순행 회장은 "8개 상급종합병원에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중환자실 의료장비 사용일수를 비교한 결과, 병상 수는 12% 증가한 것에 반해 인공호흡기 사용일수는 무려 77%, 지속적 혈액투석기(CRRT) 사용은 105%, 체외막산소화장치(ECMO)는 320%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중증 환자 비율의 상승은 간호요구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지만, 간호 인력에 대한 등급제 관련 기준 개선과 간호 인력에 대한 증원은 전혀 없는 상황.
     
    간호요구량이 증가하는 만큼 간호사 1인당 환자 수를 줄여야 하지만, 정부 지원이 미비해 간호 인력을 보충할 수도 없으며, 일이 힘든 만큼 이직률이 높아 여러 모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순행 회장은 "갈수록 환자는 늘어나고, 고난이도시술이 필요하지만, 중환자실 등급제는 여전히 2008년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현재 중환자실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간호사 1명이 환자 2.6명을 봐야 한다. 2008년에 정해진 기준이 아직까지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등급을 조정해 인력 및 장비 등에 대한 적절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순행 회장은 중환자실 간호사의 높은 업무강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환자실 환자의 경우 하루에도 여러 번 엑스선 촬영 및 CT, 심초음파, 기관지내시경 등과 함께 혈액검사와 균배양 검사 등도 실시해야 하며, 시간에 맞춰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약을 투입해야 한다.
     
    이외에도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환자의 기도분비물을 흡인해야 하고, 최소 2시간 간격으로 욕창 예방을 위한 체위변경 및 시간마다 짜여있는 수액과 약물들을 투여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체온조절 장치를 이용해 환자의 목표체온도 유지해야 한다.
     
    이순행 회장은 "그러나 한 명의 간호사가 여러 환자에게 모든 업무를 수행하기는 어렵다. 특히 중환자실 특성상 신규간호사는 업무를 익히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 하는데, 높은 이직률로 중환자실 전문성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 회장은 "중환자실은 3년 정도가 지나야 조금 익숙해질 수 있다. 신규간호사는 중환자나 장비 등을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등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싶어도 지원이 미비해 인력과 장비 등을 구하지 못해 중환자실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순행 회장은 "중환자실 근무여건이 좋아져야 간호사 이직률을 줄일 수 있고, 숙련된 간호사 보유가 가능하다"면서 "간호사의 근무여건이 좋아지려면 간호요구량에 따라 적정한 간호사의 수를 배치할 수 있도록 간호 인력을 증원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장은 "중환자실에서 일하는 의사·간호사에게 더 이상 희생을 바라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대로라면 결국 간호사들은 번아웃(burnout)상태에 빠질 것"이라면서 "이대목동병원 사태는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