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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결제 투여, 법정구속됐던 의료진에 2심 재판부 '집행유예' 선고

임상교수에 금고 1년에 집유 3년, 전공의 금고 10개월 집유 2년…정결제 투약책임은 제외돼

기사입력시간 22-01-13 11:25
최종업데이트 22-01-1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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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장폐색 환자에게 대장암을 의심해 대장내시경을 위해 장정결제를 투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임상조교수와 전공의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해당 주치의는 앞서 2020년 9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돼 의료계의 공분을 샀다. 전공의는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항소9부는 13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임상조교수 A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 전공의 B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임상진단 결과에 따라 대장내시경을 실시하기로 한 판단은 전문가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라고 봤다. 따라서 장정결제 투약에 대한 책임은 제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영상진단 결과보다 임상진단에 중점을 뒀다. 이 때문에 대장내시경을 실시하기로 하고 장정결제를 투약한 것은 의사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판단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영상진단 결과 장폐색 소견이 있었기 때문에 장정결제를 소량으로 나눠 장기간 투여해야 했다는 점과 진료기록부가 허술한 점은 과실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대장내시경을 실시하기로 하고 장정결제를 투여하기로 했다면 영상결과에 이미 장폐색 소견이 있었기 때문에 제약회사의 약품 사용 설명서를 참고하고 약품을 소량으로 나눠서 장기간 시간을 두고 소량으로 투약해 보고 부작용이 있는지 여부를 진단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런 흔적이 없고 진료기록부도 매우 허술하게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일반적인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지켰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다만 피해자가 고령이고 장폐색 소견이 있었다는 점, B씨는 레지던트 신분이라는 점, 피고인이 둘 다 기혼으로 가정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실형은 선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1심 재판부는 의료진이 피해자의 장폐색 소견과 장정결제 투여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생략한 채 간호사들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장정결제를 투여하도록 한 공공의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자가 장정결제 투여로 인한 부작용인 장천공 등으로 다발성 장기 부전이 발생해 사망하게 됐다고 판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A씨의 경우 두 아이의 엄마인데도 불구하고 도주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법정구속되기도 했다. A씨는 법정구속 54일만에 조건부 보석으로 풀려났다. 

법정구속 당시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서울구치소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강제지정제, 저수가로 인해 왜곡될 대로 왜곡돼 있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정부는 각종 악법을 퍼붓고 있고, 사법부는 생명을 구하지 못한 것을 죄로 물어 중형을 내리고 있다”라며 "불가항력적인 사망 사고에 의료진 구속을 판결한 재판부를 규탄하며, 국회는 조속히 법안 개정을 통해 억울하게 처벌받는 의료진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망 환자는 2016년 6월 경 엑스레이(x-ray)와 CT촬영 결과 대장암 의심 정황이 발견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주치의였던 A씨와 전공의 B씨는 대장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실시했고 B씨는 A씨의 승인을 받아 장정결제를 투여했는데 하루 만에 환자는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장폐색으로 장폐색이 있는 환자에게 장정결제를 투여할 경우 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내부 압력 상승으로 인해 장천공 등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