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대한가정의학회가 제18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한국형 주치의제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며 일차의료 강화에 나선다.
대한가정의학회가 29일 제18대 집행부 출범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향후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제18대 집행부 임기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며 '우리 가족 평생 주치의, 국민 곁의 가정의학'이라는 슬로건 아래 일차의료의 위기 속에서 학회가 맡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이날 김철민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새정부가 들어서고 전공의가 복귀하면서 일부 의료계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차의료 특별법이 발의되고, 주치의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돌봄통합지원법은 시행을 앞두고 있는 등 지역사회 일차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중요한 시기에 18대 집행부는 일차의료를 선도하는 전문학회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김 이사장은 ▲일차의료 강화 정책의 계승과 발전 ▲초고령사회 대비: 치료와 돌봄의 통합 ▲예방 중심 의료로의 전환 ▲회원 경쟁력 강화와 교육·수련 체계 고도화 ▲영닥터 친화사업: 미래 인재와 함께 가는 학회 ▲화합과 소통: 전통을 잇고, 함께 성장하는 학회를 6대 중점 과제로 삼고 실행을 통해 성과로 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형 주치의제, 특정과 위한 정책 아닌 일차의료 정상화 위한 제도"
김 이사장은 "제17대 집행부가 추진해온 '일차의료 안정화', '일차의료 강화' 정책 기조를 계승해 발전시키겠다"며 특히 한국형 주치의제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포용적·점진적·미래지향적인 한국형 주치의제가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협조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는 가정의학과 한 개 전문과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내과·이비인후과·소아청소년과·일반의 등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모든 진료과의 진료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동네병·의원이 경쟁력을 갖춰 국민 건강과 의료전달체계 정상화에 기여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1만1000여명의 가정의학회 회원이 전국민 주치의제를 담당하긴 어렵다"며 "현직 의사부터 신진의사, 일차의료에 배출되는 타과 의사까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주치의제를 추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일차의료 주치의제 지원에 적합한 매뉴얼과 교과서 편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정책과 주치의제 수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부연했다.
김 이사장은 초고령사회 본격화에 대해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재택의료 등 현장에서 요구되는 서비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주치의제와 연계되는 가정의학이 필수적으로 함께 참여하는 '공동진료모형'을 제시해 치료와 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체계를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기헌 총무이사는 "가정의학과 의사의 정체성은 본인이 건강 관리하고 있는 환자를 포괄 케어해 환자 평생 건강 지킴이가 되는 것"이라며 "포괄적인 일차의료 케어를 위한 스탠다드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자신의 단골 의사에게 모든 걸 맡겨도 되는 수준으로 대한민국 의료 업그레이드를 견인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환 공보이사는 일부 의료계가 주치의 제도에 반대한다는 지적에 "급진적 제도 변화에 대한 우려로 이해하고 있으며, 등록제 등 제도가 강제적이고 급진적으로 진행되는 방식에는 가정의학회도 반대한다"며 "주치의제는 가정의학회가 주도하는 제도가 아니다. 모두가 같이 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방 중심 의료 구축·수련 고도화…영닥터·전공의·의대생 특임이사 임명으로 목소리 듣는다
이어 김철민 이사장은 의료의 무게중심이 '예방'으로 옮겨져야 한다며, 그 중심에서 일차의료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예방은 질병을 미리 막아 의료비를 절감하고 국민 건강을 빠르게 향상시키는 핵심 영역"이라며 "학회는 의료인 교육과 지침·편찬 사업을 강화하고, 대국민 캠페인과 가치 기반 수가제도 개선 등 정책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학회는 회원이 일차의료 의사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가능한 진료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신진 가정의 양성과 술기 교육을 확대하고 온라인 임상교육센터(CME)를 활용해 정기적·상시적 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시경·초음파 등 실질적 수요가 큰 술기 교육과 핸즈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AI 미래의학, 통합의학, 건강검진, 만성통증 등 다양한 일차의료 영역의 교육·연구를 지원해 어떤 환경에서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수련 지원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 이사장은 "전공의가 복귀했지만 의정사태 이전처럼 완전히 정상화된 상태는 아니며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 80시간제 외에 72시간 시범사업도 진행되는 등 수련환경이 급격히 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젊은 세대의 가치 지향성과 문화적 변화를 반영해,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가정의학 수련을 통해 꿈과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터전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기헌 총무이사는 "가정의학은 처음부터 수련 이후 평생 지속교육을 중요하게 여겨온 과"라며 "3년 수련 동안 얻은 지식만으로 평생 진료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수련 과정은 평생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요구되는 내시경·초음파 등 술기와 검사 시행 능력도 수련 기간에 배양해 줄 수 있도록 훈련과 교육을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수련병원 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지원책도 추진한다. 김정환 공보이사는 "대구 의료교육센터와 MOU를 맺어 전공의들이 내시경·초음파 등 술기를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병덕 홍보이사는 "학회 차원의 스텝 렉처를 매달 1회 정례적으로 운영해 수련병원별 교육 불균형을 보완하겠다"며 "어느 병원에서 수련을 받아도 1차의료 주치의로서 동일한 역량을 갖춘 전문의가 배출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젊은 의사와 의대생은 의료의 미래라며, 소통 강화를 위해 'FM 엑스포 26'을 개최하고 학회 내 영닥터 특임이사, 전공의 특임이사, 의대생 특임이사를 임명한다고 했다. 그는 "학회 운영에 영닥터와 전공의, 의대생 특임이사를 신설해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겠다"며 "수련이사는 수련제도 선진화 위원장을 겸임해 수련제도 전반의 개선을 추진하고, 고시이사는 고시제도 향상위원장을 겸임해 미래지향적 고시제도 논의를 시작한다. 또한 의학교육이사를 신설해 의대생 교육과 올바른 일차의료 전문가 양성의 기반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지회를 활성화하고 현장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겠다.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관련 단체와 보건의료 정책을 다루는 정부, 시민사회와 열린 자세로 협력해 국민 건강을 위한 공동의 해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돌봄·재택의료 등 성과 기반 수가 개선 추진…AI 일차의료 서비스 질 높이지만 검증 필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낮은 수가와 의료사고 등 법적 보호 장치 미흡에 따른 지역사회 돌봄 및 재택의료 참여 저조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에 김 이사장은 "수가가 낮고 의료사고 등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돌봄통합지원법이 3월부터 시행되면 지방자치단체와 결합해 돌봄 모델이 본격 작동할 것"이라며 "여러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긍정적인 성과를 확보해 수가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AI 의료 확산에 대한 학회의 입장과 대응 방향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김 이사장은 "가정의학은 포괄적·지속적·전인적 진료를 지향하는 동시에 휴머니스트적 강점이 있는 진료과"라며 "AI 미래의학은 그대로 수용하기보다 보조 수단으로 활용해 환자에게 더 넓고 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헌 총무이사는 "AI는 환자와 의사 간 정보 비대칭을 완화해 환자의 건강권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고, 지역 간 의료 서비스 격차를 줄여 전국적으로 일차의료 서비스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라면서도 "편향되거나 틀린 정보가 오남용될 위험이 있어 검증이 중요하다. 일선 의료기관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양현 학술이사는 "이번 학술대회 메인 일정에 AI 세션을 마련해 전공의 수련 과정과 실질적 1차의료 적용 방안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