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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윤철 교수 "의료대란 끝내려면 '의대증원 원점재논의' 수용돼야…2026년부터 증원 무의미"

    의사 수 일부 부족하긴 하지만 규모 크지 않아 정책 시행으로 커버 가능…사태 해결 위해 의협이 협상테이블 마련해야

    기사입력시간 2025-01-17 09:06
    최종업데이트 2025-01-17 09:36

    석학에게 묻는다: 의료대란 사태, 올해는 해결될까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으로 불거진 의료대란 사태가 1년 가까이 진행되면서 여러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사직한 전공의들은 복귀하지 않으면서 내년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전공의 확보율은 5%에 그쳤다. 의대생들 역시 1년 더 휴학을 결의한 상태다. 전국 수련병원들도 사태가 길어지며 대부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의정갈등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까지 투입된 비상진료체계 지원 규모만 1조2585억원에 달한다. 경영난으로 74개 수련병원에 지급 시기를 앞당겨 지원한 선지급금 규모도 1조4844억원이다. 

    이런 위중한 상황에서 1월 8일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신임 회장이 선출됐다. 이젠 길어진 의료대란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국민 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에서까지 커지는 가운데, 메디게이트뉴스는 의대증원 문제와 관련해 의료계 학자들에게 사태 해결의 방향을 물어봤다.

    ① 박은철 교수 "김택우 회장, 정부에 대한 요구만 하지말고 먼저 대안들고 찾아가야"
    ② 정재훈 교수 "뜻하지 않은 1년간 사회실험…의대증원 반대로 입장 바뀌었다"
    ③ 한희철 교수 "증원된 1500명 단기간에 줄이는 게 부작용 최소화"

    ④ 홍윤철 교수 "의료대란 끝내려면 '의대증원 원점재논의' 수용돼야"
     
     
     서울의대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의대 홍윤철 예방의학과 교수가 2026년도부턴 사실상 의대정원을 증원하지 않는 '증원 동결'을 주장했다. 특히 의료대란 해결을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와의 대화나 의료개혁 정책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앞서 정부는 의대증원 2000명의 근거로 홍윤철 교수의 의료인력 추계' 연구를 근거로 제시한 바 있다. 
     
    홍윤철 교수는 메디게이트뉴스를 통해 "현재 이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대증원 '원점재논의'가 필요하다. 이미 정시 모집이 시작돼 2025년도는 물건너 갔으니 어쩔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다시 데이터를 추계를 해본 결과 2026, 2027학년도는 사실 증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부턴 이번에 증원된 인원으로 뽑지 말고 원래 정원 숫자대로 선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홍윤철 연구팀이 발표한 ‘미래 의사 수 추계’ 연구에 따르면 2036년까지 의료 인력이 초과 공급되다 이듬해부터 공급 부족이 시작된다.
     
    홍 교수는 "2026학년도부터의 정원 문제는 의사수추계위원회를 두고 논의한 결정안을 가지고 정해야 한다. 그것이 원점 재논의의 시작"이라며 "의사 수와 관련해 우리 계산에 따르면 일부 증원이 필요할 수 있다. 다만 증원 규모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의대증원 이외 다른 의료개혁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실행한다면 의대 정원을 사실 3000명대 원래 상태로 고정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라는 것은 결국 서비스 체계를 어떻게 디자인하는지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달라지게 된다. 즉 의사 수 추계 문제는 우리나라가 어떤 의료개혁 정책을 통해 시스템을지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는 뜻"이라며 "어떤 시나리오를 대입하느냐에 따라 의사 수 추계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2026년도 의대증원 원점재논의'와 '성공적인 의료개혁 정책'을 이뤄내기 위해 대한의사협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줄 것도 주문했다. 정부가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길 기다리거나 협상을 주도하도록 수동적 태도를 보인다면 이번 의료대란 사태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홍 교수는 "의협에 새 수장이 나왔다면 이젠 욕 먹을 각오를 하고 주도적으로 이번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 맞다. 의료계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어떤 안을 내더라도 욕은 먹을 수 밖에 없다"며 "이런 각오로 이번 사태 해결을 주도하고 협상테이블을 만들겠다는 강한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의협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첫 안은 2026학년도 의대증원 원점재논의다. 이를 위해선 우선 의사수추계위를 구성해 과학적 결과를 도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 안들도 추진 여부에 따라 의사 수 추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의협이 의료개혁 시나리오에 선제적으로 먼저 개입해야 한다. 이번에도 신임 회장이 정부가 먼저 답을 내놓으라는 메시지를 똑같이 내놓는다면 2025년도 증원을 막지 못한 것처럼 2026학년도 증원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 교수는 늘어난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과 기존 의대 휴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교육하는 문제에 대해 '의학 교육 선진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그는 "늘어난 인원을 양적으로만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고민하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의학 교육의 변화가 필요하다. 일례로 의학 교육 선진국인 싱가포르는 의학 교육 시스템이 굉장히 효율적으로 이뤄져 우리처럼 한 강의실에 모두 모아놓고 강의하는 시스템에서 벗어나 있다. 우리도 이런 식으로 하면 적어도 2025년에 늘어난 인원 정도는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