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의 정기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회사들은 글로벌 진출, 신사업 발굴 등 다양한 미래 성장 전략과 비전을 제시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정기주총을 마무리하면서 R&D 강화, 매출 1조 돌파 등을 강조했다.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은 사명 변경을 통해 새출발을 알렸다.
매출 1조 달성·글로벌 진출·신약개발 등 올해 목표 제시
업계에 따르면 보령, HK이노엔, 대웅제약 등 다수의 기업이 매출 1조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15일 개최된 제13기 정기주총에서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을 향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존림 대표는 "올해도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톱티어를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며 "고객만족도, 운영 효율성, 품질, 임직원 역량을 높여 기업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15일 개최된 제101기 정기주총에서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인 'Great Yuhan, Global Yuhan'을 달성하겠다고 전했다.
조욱제 사장은 "지난해는 글로벌 갈등 국면과 인플레이션의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성과를 이루는 한해였다"며 "앞으로 다가올 유한의 100년사 창조를 위해 올해 글로벌 혁신 신약으로 당당하게 설 렉라자를 필두로 유한양행의 비전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직제 개편을 통해 회장·부회장직을 신설했다. 유한양행은 회사의 양적·질적 성장과 우수 외부 인재 영입 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22일 개최된 제8기 정기주총에서 ETC(전문의약품)와 OTC(일반의약품) 및 CHC(컨슈머헬스케어) 등 주력 사업 분야 투자 확대와 마케팅 강화를 통한 외형·수익성 증대에 역점을 둔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목표 달성과 성과 창출을 위해 기업 문화를 조성하고 조직 안정화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삼진제약은 22일 제56기 정기주총에서 ETC와 OTC, 원료의약품 부문, 그리고 건기식 파트를 영위하는 컨슈머헬스 부문, 의료기기 파트의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 등 다각화한 사업영역에서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내수 시장 확장과 글로벌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재무구조 건전성을 확보하고 ESG 경영을 지속 실천하는 등 내실 경영과 안정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셀트리온은 26일 제33기 정기주총에서 연매출 3조5000억원 달성 방안과 인수합병(M&A) 현황, 셀트리온홀딩스의 나스닥 상장 계획 등을 소개했다. 이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미국 영업상황과 향후 계획도 설명했다.
이날 서정진 회장은 "미국에 출시한 짐펜트라의 수요를 조기에 높이기 위해 60명의 직원과 현지 병원을 순회 중이다. 미국에서 짐펜트라를 쓰는 병원은 2800여개다. 이들은 다 만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6월 말까지 7개 지역을 순회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서진석 대표는 M&A 형황에 대해 "기업간 딜 '빅딜'과 품목개발, 신약개발별 딜 '스몰딜'로 나눠 사업을 진행중"이라고 답했다.
김형기 글로벌판매사업부 총괄 대표는 올해 매출 3조5000억원 달성을 약속하며, 실패 시 경영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은 비만·당뇨병 치료제 등 신약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령은 26일 제60기 정기주총에서 만성질환 치료제, 항암치료제 개발 의지를 강조하며, 매출 1조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2024년 목표액으로 제시했다.
매출 1조원을 목표액은 최근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 판매 계약으로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김정균 대표는 "시장에 필요한 제품을 스스로 개발하고 만들어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만성질환 치료제와 항암치료제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생산 능력도 성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은 우주 사업에 대한 전략도 제시했다. 보령은 2022년부터 파트너사와 접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우주기업인 액시엄 스페이스와 합작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올해 1월 '브랙스 스페이스'(BRAX SPACE)를 공식 출범했다.
동아에스티는 26일 제11기 정기주총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의 유럽·미국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치료제 임상 현황을 소개하고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집중을 예고했다.
김민영 사장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DMB-3115는 올해 하반기 유럽, 내년 상반기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자회사로 편입한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는 MASH 치료제 DA-1241, 비만치료제 DA-1726의 임상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또한 항체-약품접합체(ADC) 전문 기업 앱티스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ADC 항암 파이프라인 개발과 기반 기술을 활용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와 플랫폼 확장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동아에스티의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8일 제76기 정기주총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신성장 동력으로 발굴하고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JW그룹은 27일 정기주총에서 전문경영인 배치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JW그룹은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JW그룹은 시장 경쟁력과 R&D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분야별 전문가를 전진에 배치하고, 지주사와 각 사업회사 간 전문경영인 보직 순환 시스템을 활용해 그룹의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종근당은 28일 제11기 정기주총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항체치료제, ADC 항암제 등 '신규 모달리티'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개량신약, 일반의약품, 디지털메디신, 라이선스 품목 등 경쟁력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HK이노엔은 28일 제10기 정기주총에서 글로벌 성과 도출과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곽달원 대표는 "올해는 케이캡이 새로운 파트너사와 또 한 번 퀸텀점프하는 동시에 글로벌 성과를 더욱 가시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수액제 신 공장 가동률 향상 지속 노력과 경쟁력 높은 파이프라인 확보 등을 통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28일 제22기 정기주총에서 차세대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을 통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전승호 대표는 "대웅제약은 지난해 펙수클루, 엔블로 매출 비중 증가와 나보타 수출 확대 등으로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세 분야에서 역대 최대 실적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대웅제약은 더 적극적으로 차세대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 신약 단일 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1품 1조' 비전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사명 변경으로 새출발 알린 기업은?
일성신약, 비엘헬스케어 등 사명 변경을 통해 새로운 출발을 알린 기업도 있다.
일성신약은 22일 정기주총에서 일성아이에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일성아이에스 측은 사명 변경은 생명공학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비엘헬스케어는 27일 제31기 정기주총에서 '광동헬스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표이사를 교체해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광동헬스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광동제약사 계열사로 편입됐다. 회사는 사명 변경과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회사 경영쇄신과 지속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29일 제18기 정기주총에서 2006년 설립 이후 18년간 유지한 사명을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오리온이 회사 지분 25.73%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는 영어 약자 'LCB'는 유지하지만 '레고'를 결합과 연결을 뜻하는 라틴어 '리가(Liga)'로 변경해 회사의 주력사업 ADC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용주 대표이사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연초 수립한 당사의 중장기 성장전략인 'VISION2030 조기달성 전략' 실현을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 또 오리온이라는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 '리가켐바이오'란 새이름으로 글로벌 톱 ADC 회사로 조기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노테라피는 29일 제14기 정기주총에서 사명을 '에스씨엘사이언스'로 변경했다.
에스씨엘사이언스 측은 모그룹인 SCL그룹과의 브랜드 정체성을 공유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신사업 추진에 대한 비전이 담긴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회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아가 비대면 의료, 의료 마이데이터, 의료 AI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디지털 헬스케어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크리스탈생명과학은 최근 임시주총을 열고 법인명을 휴온스생명과학으로 변경했다.
휴온스생명과학은 지난해 말 지분 인수를 통해 휴온스의 자회사로 편입했다. 회사는 휴온스그룹의 비전인 인류 건강을 위한 의학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그룹'과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의약품 위탁생산(CMO)등 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 가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가진다.
휴온스생명과학은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그간 적자가 지속되는 등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해 진취적인 기업 이미지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복 대표는 "기업의 비전과 방향성, 체제 등을 새롭게 재정비함과 동시에 사업구조의 효율적인 개편을 이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그룹으로 우뚝 서는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