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5월 블록버스터 안과 의약품 아일리아(Ely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미국 시장 독점권 만료를 앞두고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자 하는 바이오시밀러 업체들 간의 개발 및 출시 경쟁은 물론, 경쟁제품의 시장 진입을 막고자 하는 리제네론과 바이오시밀러 업체 간의 분쟁이 치열하다.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Regeneron)이 개발한 황반변성 등 안과질환 치료제다. 혈관내피 생성인자(VEGF)에 결합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리제네론이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고, 바이엘(Bayer)이 유럽 등 일부 지역에서 판매 중이다.
아일리아의 물질 특허는 미국에서 2023년 6월 만료됐고, 유럽에서 2025년 5월 만료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소아 적응증인 미숙아망막증 치료제로 허가 받으며 소아 독점권이 승인됨에 따라 시장 독점권 만료시점이 2024년 5월 17일로 6개월 연장됐다.
리제네론의 2023년 실적발표에 따르면 아일리아 고용량(Elyea HD)를 포함해 아일리아 매출은 약 12조원(93억8060만 달러)에 달한다. 이는 리제네론 전체 매출 약 17조원(131억1700만 달러)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리제네론은 아일리아 고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늦추기 위해 특허 소송을 꾸준하게 제기하고 있다.
美법원, 바이오콘 제형특허 1건 침해 판단…해당 특허 2027년 6월 만료
리제네론이 아일리아에 대해 처음 소송을 제기한 바이오시밀러 기업은 마일란(Mylan)이다. 이 소송에서 법원은 리제네론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마일란은 2021년 12월 미국에서 가장 먼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M710'의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를 근거로 리제네론은 2022년 8월 바이오의약품 가격 경쟁 및 혁신법(BPCIA)에 따라 마일란이 24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웨스트버지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침해 특허는 3건으로 줄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 과정을 거쳐 현재 이 후보물질은 인도 바이오콘 바이오로직스(Biocon Biologics)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재판부는 3건 중 투여 방법 특허 2건은 무효이고, 제형 특허 1건은 유효해 침해된 것으로 판단했다. 해당 특허는 안구 내 투여에 적합한 VEGF 특이 융합 단백질 길항제의 안과용 제제에 대한 것으로 2027년 6월 만료된다.
이에 대해 바이오콘 측은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로서 미국 환자들에게 고품질의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제공한다는 사명을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추구할 것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바이오콘은 올해 3월 바이엘 및 리제네론과 특허 합의에 서명, 2025년 7월 1일 캐나다에서 예사필리를 출시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아직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지난해 캐나다와 유럽, 영국에서 예사필리(Yesafili)라는 이름으로 판매 허가를 받았다.
美FDA 허가신청서 제출한 셀트리온·삼성에피스·포마이콘·암젠에도 소송 제기
셀트리온(Celltrion)과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 독일 포마이콘(Formycon)도 지난해 각각 미국에서 'CT-P42'와 'SB15(국내 제품명 아필리부)', 'FYB203'의 허가 신청을 마쳤다.
미국 다국적 법률 회사 굿윈(goodwin)이 운영하는 빅 몰레큘 워치(Big Molecule Watch)에 따르면 리제네론은 허가신청서를 근거로 지난해 11월 웨스트버지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BPCIA에 따른 특허를 서른개 이상 침해했다 주장하며 소장을 제출했다. 이 중 투여 방법 특허 2건(10,888,601; 11,253,572)과 제형 특허 1건(11,084,865) 바이오콘과의 재판에서 주장된 것과 같다.
이들 가처분 절차에 대한 브리핑은 4월 18일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리제네론의 가처분 신청에 대한 심리는 5월 2일 예정돼 있다.
리제네론은 올해 1월 웨스트버지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암젠(Amgen)을 상대로 다섯번째 아일리아 소송을 제기했다. 암젠은 지난해 11월 FDA에 ABP 938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앞서 제기한 소송과 마찬가지로 서른개 이상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알보텍, 산도스 외 국내 기업인 알토스와 로피바이오도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
이 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보텍(Alvotech)은 1월 'AVT06'의 3상 탑라인 결과 치료적 동등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산도스(Sandoz)는 지난해 8월 3상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하고 향후 몇 달 안에 미국과 유럽에서 규제 승인 신청을 예상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업데이트된 소식은 없다.
알테오젠(Alteogen) 자회사 알토스바이오로직스(Altos Biologics)는 'ALT-L9'는 현재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미코젠(Amicogen) 관계사 로피바이오(Rophibio)는 12일 FDA에 'RBS-001'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한국, 유럽, 미국 순차적으로 2분기 내 IND가 승인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 12월 종료를 목표한다.
한편 현재 미국 FDA로부터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허가 받은 제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