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행동하는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년간 의료농단에 맞서 행동해 온 유일한 후보로서 이 난국에 맞서 싸우겠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하기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정부 정책 규탄 집회를 시작한 전국 유일한 시도의사회가 있다. 바로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동욱 후보가 회장으로 있는 경기도의사회다.
이 회장은 이번 주말이면 53차에 이르는 ‘의료농단 규탄집회’와 오늘로(27일) 119일째 실시하고 있는 '대통령 출퇴근길 투쟁'을 주도하며 의대생, 전공의들과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장기화되는 의료 위기 상황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장외 투쟁을 지속해 온 유일한 인물로 경기도의사회장 재선에 성공하며 회무적 능력과 회원과의 소통 능력까지 인정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한의사협회 최대 위기를 해결해보고자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끌고 있는 경기도의사회는 실질적인 집회를 운영하며 현 사태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전공의, 의대생과 스킨십 하며 전국 시도의사회 중 가장 활발하게 전공의와 의대생 피해에 대한 경제적 법률적 지원을 아끼고 있지 않다.
이 회장은 "진정성을 갖고 현 의대 정원 증원 문제에 행동해 온 후보는 본인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며 "가만히 앉아 비판하고 신세 한탄만 하고 싶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 힘든 일을 감당하는 게 그동안 의료계 일을 해 온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겠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메디게이트뉴스가 이동욱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지난 의협 회장 선거에 이어 두 번째 출마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무엇인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확정해 발표하기도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약 1년 동안 이번 사태의 가장 최전선에서 투쟁을 해왔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인 전공의, 의대생에 대한 경제적, 법률적 지원에도 앞장섰다.
하지만 사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전공의,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이다. 이제는 해결하려면 말보다 행동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의료계 인사 중 행동하는 사람이 안 보였다.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판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그간 직접 행동해 온 사람이 출마해서 난국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물론 의협 회장이라면 꼭 필요한 회무 능력도 경기도의사회 회장으로 재선에 성공하며 그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생각한다.
Q. 그간 경기도의사회 차원에서 실시한 투쟁에 대해 소개해 달라.
경기도의사회는 지난해 11월 대통령실 앞 집회를 통해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현재는 서울시청 앞으로 자리를 옮겨 일주일에 한 번 의대생, 전공의들과 함께 ‘의료농단 규탄집회’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주말이면 벌써 53차에 달한다.
이와 별도로 경기도의사회는 대통령 출퇴근길 반대 투쟁도 실시하고 있다. 오늘로(17일) 119일째다. 오늘따라 눈이 많이 오고 날씨도 추웠지만 변함없이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이렇게 지난 1년 동안 투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초기에는 피켓도 뺏기고, 시위를 중단하라는 협박도 당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져 갈비뼈가 부러진 사람도 있고, 뇌경색을 입은 사람도 있다. 본인 역시 수없이 폭행을 당했지만 굴하지 않고, 아침 출근길 투쟁을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시위에는 전공의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출근길 투쟁은 총 5~60명 정도가 모이는데 그중 전공의가 30명이다. 서울시청 앞에서 하는 ‘의료농단 규탄집회’에는 전공의가 1000여명 정도 모인다.
사실 의료계 투쟁을 경기도의사회가 전담했다고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Q. 이렇게 투쟁을 지속하는 이유가 있다면?
사실 의료계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반대 투쟁은 굉장히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문제는 의대 증원 문제에서 가장 최전선에 있는 것은 의대생과 전공의다.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들의 미래를 내 걸고 투쟁하고 있는데, 선배들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렇다보니 이 젊은 의사들이 선배에게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의사 선배들은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전공의, 의대생들의 투쟁을 구경만 하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한 소극적 태도가 이번 사태 장기화의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가만히 있어서는 국민도, 정부도, 대통령실도 모른다. 문제가 있다고, 아프다고 외쳐야 한다.
의대생들이 1년 동안 학교를 못 갔다. 전공의들이 1년째 환자 곁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게 나라인가?
집회를 하다보면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국민도 많다는 것을 느낀다. 대통령에게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애초부터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 투쟁을 지속했다면 현재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작 많은 의사, 전공의들이 함께 투쟁을 지속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든다.
일각에서는 차기 회장 선거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는데, 경기도의사회는 1년 전부터 투쟁을 지속했다. 현 회장 탄핵에 대해 전혀 예측하지 못했기에 이러한 주장은 억측이다.
Q. 투쟁을 지속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일이 많다. 눈, 비 맞으면서 시위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경찰에 수도 없이 소환당하고 있고, 얼마 전에도 의사회 직원이 경찰에게 끌려간 일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빈정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 말만 번지르하게 하는 사람도 너무 많고, 행동하고 나서서 외치는 사람들 보다 구경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보다 더 힘든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계속하길 원하고, 힘을 준다.
Q. 이번 의대 정원 증원 사태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현재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피해가 너무 크다. 이제는 투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이미 오랜 기간 투쟁을 진행해 온 만큼 현 사태에 가장 진정성 있게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본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전공의와 의대생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기도의사회는 이미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전공의들을 경제적으로 법률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부 전공의들은 본인 지역 광역시도의사회에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해 경기도의사회로 오기도 한다. 우리 의사회는 한 번도 전공의의 도움 요청에 거절한 적이 없다.
Q. 다른 후보들과 다른 강점이 있다면?
회장 후보들을 포함해 의료계 리더 중 지난 1년 동안 의사 회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구체적으로 1년 동안 말이 아닌 행동을 보여준 사람은 본인 뿐이라고 생각한다.
말만 번지르르한 것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이동욱이 무엇을 했는지,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우울증에 걸린 1년 동안 봐주면 좋겠다.
일각에서는 전공의 대표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아닌 것 같다는 말도 하지만, 시위와 집회를 주도하면서 수많은 전공의들과 소통했다. 그들은 눈으로 지난 1년간 지켜본 만큼 신뢰를 주고 있다. 실질적으로 지난 1년간 수천 명의 전공의들을 돕고 직접 접촉했기 때문에 전공의와 소통에 있어서도 자신이 있다.
Q.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투쟁만큼 협상력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다. 본인의 협상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경기도의사회장에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던 큰 요인 중 하나가 바로 회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한다는 점이다.
경기도의사회는 민원고충처리센터를 마련해 회원들과 끝임 없이 소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경기도청과 관련된 민원이 가장 많은데, 굉장히 원만하게 문제를 풀고 있다.
그 비법은 바로 대화다. 실제로 경기도의사회는 공단, 심평원, 경기도청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규탄 성명서를 보내거나 불협화음을 일으킨 적이 없다. 따라서 통의 회무 능력과 협상력이 다른 후보에 비해 지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공단과 심평원과는 상생 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했고 굉장히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싸우고 분쟁하기보다 대화와 소통을 앞세워 회원 문제를 해결해왔다.
또 2017년 문재인 정부의 ‘문재인 케어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으로 분했을 당시에는 복지부를 설득한 경험도 있다.
Q. 최근 의료계 빠진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현 여야의정협의체는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 의대 정원 증원을 강행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한 협의체다.
Q. 그렇다면 현 사태의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요구안을 토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과 정부에 현실을 알리고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따라서 끊임 없이 투쟁하고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지속해야 한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졌다. 각종 시위와 집회를 통해 상징적으로 윤 정부의 불통이나 불합리한 모습이 상징적으로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투쟁을 지속하면 기회가 온다고 본다.
Q. 의협 회장에 당선된다면 의대 정원 증원 문제 해결 외에 추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의사면허 취소법을 적극적으로 바로 잡고 싶다. 경기도의사회는 의사면허 취소법을 통과시킨 보건복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전 의원실 앞에서 1년 동안 투쟁해 의지를 보여줬고, 실제로 낙마시켰다. 의협 회장이 된다면 의사면허 취소법 해결을 통해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구축하겠다.
이와 더불어 의료사고 특례법 도입을 추진하겠다. 사실 2011년도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설립됐을 당시 교통사고 특례법에서 착안해 ‘의료사고 특례법’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당시에는 의료계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현재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민원센터를 운영하다 보면 의료사고로 괴로워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의료사고 특례법을 통해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
더불어 필수의료 저수가 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하고, 불필요한 규제들을 과감하게 혁파하고 싶다.
Q. 의사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회원이 지치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농단 폭주기관차는 일방통행을 하고 있다. 여기서 그만두거나 포기한다고 우리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
지치고 힘들더라도 다시 한번 힘을 내서 이 어려움을 극복해 우리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미래를 그리고 의사 회원들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지켜 나가고 싶다.
나아가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진료실 내 수많은 규제와 악법들에 누가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사람인지 잘 봐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오늘도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투쟁하면서 외쳤던 말이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의대생들이 1년 동안 학교에 안 가고 있고, 내년에도 학교에 안 간다고 한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가 없다. 국민 건강이 무너진다. 이것은 의료 개혁이 아니라 의료 농단이다.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대한민국의 의료가 1년 만에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현 의대 정원 증원 문제는 의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로 국민의 문제다. 빨리 실체를 깨닫고 문제를 바로잡는데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