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 대안 추가 논의 여부와 관련해 3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대한의사협회-대한간호협회 만남이 끝내 불발됐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오후 3시 예정대로 면담에 나섰지만 간협 측은 의협 면담 직후 5시 면담을 급작스럽게 취소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4일 국회와 보건의료계 등에 따르면 간협의 면담 취소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복지부는 정부·여당과 비슷한 간호법 통과 반대 입장이다. 앞서 박민수 2차관은 지난 2월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호법은 여야 만장일치 합의로 통과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여야합의라고 했지만 야당 단독으로 통과한 것으로 안다"며 "갈등이 심한 법안이 통과되면 행정부로서 매우 힘들다"고 쓴소리를 냈다.
즉, 수정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복지부 측 면담을 간협이 받는 것만으로도 간협이 대안 논의를 공식적으로 수락하는 신호로 비칠 수 있다. 최대한 현재 원안을 지키면서 법안을 13일 통과시키고 싶은 간협 입장에선 굳이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의협은 상황이 다르다. 의협은 그동안 간호사 단독개원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지적을 받아왔던 '지역사회' 조항 제거를 주장해왔다. 즉 복지부 측과 입장이 비슷하기 때문에 복지부와 면담을 진행하는 것에 특별한 명분이 필요 없다.
복지부도 간협과의 면담이 불발되긴 했지만 대안 조율을 위해 노력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충분한 성과를 얻은 셈이다.
최근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까지 나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이 나온 만큼, 복지부도 보건의료계 내 갈등 상황을 지켜만 볼 순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복지부 면담은 본회의 표결에 앞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실제로 세부적인 조항 수정 논의는 물밑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최근 의협과 간호조무사협회 등이 국회 복지위 수석전문위원과 간호법 대안 논의를 마쳤다.
복지부는 "간호법안 관련 보건의료단체와의 협의와 소통을 촉구할 계획이었지만 간협은 간호법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대안 논의를 위한 의협과 간협 간 눈치싸움이 치열한 상태"라며 "이번주가 대안 논의를 위한 피크로 보이고 다음주 11일까진 눈에 띄는 성과가 있어야 대안 통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