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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COPD 표적치료제 듀피젠트, 악화율 줄이고 폐기능 개선하며 새 패러다임 열다

    IL-4, IL-13 사이토카인을 선택적으로 표적해 부작용 부담 줄이고 염증 조절 효과 높여

    기사입력시간 2025-04-09 18:03
    최종업데이트 2025-04-09 18:03

    사진: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가 중증 급성악화를 겪은 후 3.6년 이내 사망할 확률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표준치료인 흡입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장기 지속형 베타2-작용제(LABA), 장기 지속형 무스카린 길항제(LAMA) 3제 병용요법은 특정 기전을 막기보다 넓은 범위에서 기관지를 확장하고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해왔다. 이에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를 받음에도 악화를 반복하는 환자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COPD에서도 표적 생물학적제제가 승인되면서 특정 병인을 표적해 치료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노피 한국법인이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충족 수요가 높은 COPD 치료제 분야에서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혁신성과 임상적 가치를 알렸다.

    듀피젠트는 제2형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인 인터루킨-4(IL-4), 인터루킨-13(IL-13) 사이토카인을 표적하는 치료제다.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표준흡입요법(ICS/LABA/LAMA 병용요법 또는 ICS가 적절하지 않은 경우 LABA/LAMA 병용요법)으로 적절하게 조절되지 않는 혈중 호산구 수가 증가된 성인 COPD 환자에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

    COPD는 전 세계 4번째 사망원인으로 COPD로 인한 국내 사회경제적 부담은 연간 약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만 40세 이상 유병률 10.8%, 만 70세 이상은 27.3%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COPD의 진단율은 약 2.5%로 매우 낮다. 게다가 3제 병합요법을 처방받고 있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COPD의 주요 증상인 급성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이진국 교수는 이번 간담회에서 국내 COPD 치료 환경의 미충족 수요와 듀피젠트의 임상적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국내 COPD 유병률의 증가 추세와 높은 사회 경제적 부담에도 치료 미충족 수요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듀피젠트가 제공할 수 있는 임상적 혜택을 조명했다.

    이 교수는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40세 이상 성인의 13.4%가 COPD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그 중 COPD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던 사람은 2.4%, 치료 받은 적이 있었던 사람은 2.1%에 불과했다"면서 "국내에서 현재 COPD 진단을 받은 환자는 20만 명 정도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를 보면 잠재 환자는 3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COPD는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약물 또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급성악화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건강,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높다. 급성악화가 한 번 발생하면, 향후 급성악화 위험과 함께 심혈관계 질환 발생위험이 증가한다. 게다가 첫 번째 중증 급성악화를 겪은 후 3.6년 내 사망률이 약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급성악화를 막는 것이 COPD 치료의 주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듀피젠트는 BOREAS 및 NOTUS 3상 임상연구를 통해 COPD 중등도~중증 연간 악화율을 위약군 대비 각각 30%, 34%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듀피젠트 투여 시 첫 번째 중증 급성악화 위험이 감소하고 급성악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지확장제 사용 전 1초 강제호기량(FEV1)은 투여 52주차에 위약군 70mL, 54mL 대비 153mL, 115mL로 유의한 폐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SGRQ(세인트조지 호흡기 설문)가 4점 이상 개선된 환자는 위약군 43.2%, 46.5% 대비 51.5%, 51.4%였다.

    이 교수는 "현재 COPD 치료는 급성악화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많고, 특히 제2형 염증으로 인해 혈중 호산구 수치가 증가된 COPD 환자는 급성악화를 겪거나 재입원을 경험할 위험이 높다. 듀피젠트는 호산구를 포함한 제2형 염증 세포의 활성화, 운반을 촉진할 수 있는 IL-4, 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이에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듀피젠트를 추가 권고하고 있다. 특히 듀피젠트 국내 허가 이전에 진료지침에 권고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간 미충족 수요가 컸던 COPD에서 혁신 신약에 대한 높은 기대와 사회적 요구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듀피젠트 치료로 염증이 잘 조절되면 흡입제나 급성 악화 시 사용되는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이 줄어 이로 인한 부작용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중증 천식 환자 코호트에서 듀피젠트로 치료를 잘 받은 환자에서 전신 스테로이드 부작용 발생이 줄었다는 데이터가 5월 미국흉부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면서 "중증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서양인에서 악화가 50~60% 줄었다면 한국인에서는 90% 이상 줄었다. 천식 경험으로 봤을 때 COPD에서도 효과가 서양인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 많은 COPD 환자들이 듀피젠트의 임상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치료 접근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노피 신정원 한국 및 호주/뉴질랜드(MCO) 의학부 면역학 리드는 "듀피젠트는 광범위한 면역억제제와 달리 제2형 염증을 유발하는 IL-4, IL-13 사이토카인을 선택적으로 표적해, 부작용 부담은 줄이고 염증 조절 효과는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아토피피부염, 천식, 비용종을 동반한 만성 비부비동염, 결절성 가려움 발진 등 다양한 질환 분야에서 효과와 일관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이며 제2형 염증 표준 치료제로 자리매김했다"면서 "듀피젠트의 등장은 COPD 분야에서 제2형 염증 기전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노피 배경은 한국법인 대표 겸 한국 및 호주/뉴질랜드 제약(Pharma) 총괄 다국가 리드는 "건강한 사람과 달리, COPD 환자들은 숨 쉬는 것 조차 힘들 뿐 아니라 급성악화로 인한 두려움 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나 기존 치료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아, 치료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높았다"면서 "듀피젠트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면역학적 접근으로 염증 기전을 조절함으로써, COPD 치료의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듀피젠트 COPD 출시를 계기로 국내 COPD 환자분들이 더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내일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