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호조무사의 과실로 인해 환자가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해당 의료기관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P씨는 2003년 뇌동맥류 파열로 뇌동맥 결찰술을 받은 후 우측 편마비 증세가 있어 대학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아 오다가 2009년경부터 H병원에 장기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P씨는 평소 일상생활의 전반적인 부분(보행, 목욕, 운동, 옷 갈아입기, 배변활동 등)에 있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다.
환자는 매일 오전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물리치료를 받아왔는데 평소 간호조무사 등이 직접 병실을 방문해 휠체어에 태워 이동시켰다.
간호조무사 L씨는 2013년 10월 15일 오전 9시 경 P씨를 휠체어에 태워 물리치료실까지 옮긴 후 재활자전거에 앉혔다.
그러던 중 물리치료사에게 P씨를 인계하기 전 그의 몸을 지탱해 주거나, 그의 발을 재활자전거 페달에 고정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옆에 있는 휠체어를 정리했고, P씨는 스스로 페달에 발을 올리려다가 우측으로 낙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P씨는 소견상 '외상성 뇌지주막하 출혈 및 뇌좌상', '귀의 표재성 손상, 타박상, 고막천공', '다발성 갈비뼈 골절' 등으로 모 대학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해 보존적 치료를 받았다.
현재 P씨는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며 입원치료와 외래 진료를 받고 있으며, 독립적인 보행이 불가능하고, 일상생활을 할 때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자 환자 측은 간호조무사와 물리치료사를 업무상과실치상죄로 고소하는 한편 H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간호조무사 L씨가 물리치료사에게 환자를 인계할 때까지 낙상하지 않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인정된다며 금고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다만 물리치료사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H병원 소속 간호조무사의 과실로 인해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만큼 H병원이 8500여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간호조무사 L씨는 환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후 다른 작업을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해 환자를 혼자 재활자전거에 앉혀둔 채 휠체어를 정리하던 와중에 사고를 발생케한 과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H병원은 소속 간호조무사의 사용자 내지 진료계약의 당사자로서 직원의 과실로 인해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