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의과학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러닝유닛 2.0(LearningUnit 2.0)'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루닛은 개발 결과물을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러닝유닛 2.0은 의료기관 내부에서 구동 가능한 300억(활성 50억) 파라미터 규모의 비교적 경량 모델이다. 루닛은 지난해 10월 과기정통부 프로젝트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약 10개월간 23개 산·학·연·병 컨소시엄을 이끌며 모델 개발과 의료 현장 실증을 진행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러닝유닛 2.0은 의료 관련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 업무의 흐름을 이해하고 단계적으로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에이전트 구조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 근거를 제시하며, 후속 업무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다룬 영역은 임상 의사결정 지원, 응급실 환자 분류 및 초기 판단 지원, 다학제 진료 지원, 이상 약물반응 인과성 평가, 보험 심사·청구 등이다.
루닛은 약 6개월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건양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 의료원 등 전국 9개 의료기관과 실제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러닝유닛 2.0과 에이전트를 실증했다. 실제 암 환자 사례를 대상으로 다기관에서 다학제 진료를 평가한 결과, AI 모델이 제시한 방침의 86.2%가 임상적으로 타당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응급실 중증도 분류(KTAS)와 약물이상반응 인과성 판정(ADR)에서 전문의 판정과 한 단계 이내에서 일치한 비율은 각각 98%였다. 보험 심사·청구 영역에서는 평가 관계자들이 44건의 고난도 질의에 대한 모델 답변의 85.6%를 실무에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벤치마크 결과도 공개했다. 회사 측은 논문, 임상기록, 약물정보, 진료 가이드라인 등 의료 전 영역의 데이터를 학습한 러닝유닛 2.0이 의료 지식 추론, 인용 사실성, 의료 대화 안정성 등 주요 벤치마크 전 항목에서 목표 성능을 달성했으며, 해당 성능은 제3자 검증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프로젝트 제안 단계에서 4종의 의료 벤치마크를 대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정확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이를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성과지표에 포함되지 않은 벤치마크까지 더한 17개 항목 전체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프런티어 모델과 견줄 만한 평균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3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러닝유닛 2.0은 1200억 파라미터 규모의 오픈소스 모델 'GPT-OSS'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고, 이보다 수백 배 큰 것으로 추정되는 'GPT 5.2'와도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러닝유닛 2.0은 특정 질환이나 단일 기능에 국한된 모델이 아니라, 병원이 매일 수행하는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인프라"라며 "국내 의료 현장의 실제 업무에서 성능을 확인한 만큼,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루닛은 올해 4월 1단계 임상 실증을 통과한 뒤 2단계 의료 현장 실증과 모델 고도화를 이어왔다. 지난 8월에는 대학(원)생, 임상의, 엔지니어 등이 참가한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해커톤'을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