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케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움직임 등에 대해 의사들의 반발은 예상대로 높았다.
의사들의 성난 민심은 의사협회 무능에 대한 질타로 이어졌고, 추무진 회장은 가까스로 탄핵을 면했지만 사실상 '식물 회장'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6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어 추무진 회장 탄핵안, 문재인케어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 등을 심의했다.
전의총, 대한평의사회 등으로 구성된 '정부의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저지와 의료제도 정상화를 위한 비상연석회의' 소속 의사 회원들은 총회 시작 전 의사협회 앞마당에서 집회를 열어 문재인케어와 의협 추무진 회장의 무능을 성토했다.
의사들의 격앙된 분위기는 추무진 회장 탄핵안 표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경남의사회 최상립 대의원은 추무진 회장 탄핵안을 발의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추 회장이 의사들의 자존심을 짓밟고 개원의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정부의 보장성강화 대책은 대표적인 포퓰리즘일 뿐만 아니라 의약분업보다 더 나쁜 정책인데 의협은 회원들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채 이에 동의하는 듯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해 협상단의 입지를 너무 좁혀 놓았다"고 질타했다.
특히 그는 "추무진 회장은 개인의 영달만 생각하고 있다"면서 "후배 의사들이 진료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대의원들이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해 달라"며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추무진 회장은 신상발언에서 "저에게 '3선'이란 단어는 없다"면서 "오직 현안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비대위를 구성하더라도 모든 책임은 회장에게 있다"면서 배수진을 쳤다.
대의원회는 추무진 회장 신상발언이 끝나자 바로 탄핵안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개표 결과 탄핵안은 찬성 106표, 반대 74표, 기권 1표로 부결됐다.
의사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 탄핵안은 전체 대의원(232명)의 2/3 이상 출석(155명)에 2/3 이상 찬성으로 가결된다.
이에 따라 이날 투표에 181명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추무진 회장은 15표 부족으로 간신히 탄핵을 면했다.
전쟁 중에 수장을 바꾸지 않는 법이지만 탄핵안 찬성표가 많이 나온 것은 추무진 회장 체제로는 문재인케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의사들의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추무진 회장 탄핵안이 부결되자 전의총 최대집 대표와 일부 회원들이 회의장에서 소란을 피웠고, 일부 대의원들도 이에 가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의협 대의원회는 문재인케어 대응,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대의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문재인 케어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 ▲원가의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행 저수가 정상화 이행 로드맵 제시 ▲일방적 비급여 금지, 예비급여 편법 제도 철폐 ▲최저임금 급격 인상방침에 대한 수가 연동 대책 마련 ▲일방적 수가결정 구조, 보험자 사후 일방 삭감행위, 건강보험 강제지정제, 폭압적 관치 의료 제도 중단 ▲국민 건강 위협하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입법 중단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