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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고혈압학회, 임신부용 항고혈압제 공급 부족 및 규제 개선 촉구

    라베탈롤 국내 공급 중단으로 국제 가이드라인 1차 약제 공백 발생…필수의약품 공급망 취약성 지적

    기사입력시간 2026-09-17 03:30
    최종업데이트 2026-09-17 03:30


    대한고혈압학회가 국내 임신부용 경구 항고혈압제 공급 부족 문제와 관련 규제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14일 밝혔다.

    학회는 고령 임신 증가로 임신성 고혈압과 전자간증 환자가 늘고 있으나, 국내에서 임신부에게 처방 가능한 경구 항고혈압제는 사실상 니페디핀과 암로디핀 계열로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진료지침이 1차 치료제로 권고하는 라베탈롤은 국내 공급이 중단된 지 오래이며, 재도입을 추진 중인 해외 제약사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심사 단계에서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공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산모 중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2016년 26.4%에서 2024년 35.9%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평균 출산연령도 32.4세에서 33.7세로 높아졌다. 고령 임신은 임신성 고혈압과 전자간증의 위험인자로 꼽히며, 최근 5년간 임신중독증 환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국제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발표된 CHAP(Chronic Hypertension and Pregnancy) 연구와 이를 반영한 미국심장학회(ACC)·미국심장협회(AHA) 2025년 가이드라인은 서방형 니페디핀과 함께 라베탈롤을 임신부 경증 만성고혈압의 우선 권고 약제로 명시하고 있다.

    라베탈롤 경구제는 과거 한국GSK가 공급했으나 이후 시장에서 철수해 현재는 사실상 유통되지 않는 상황이다. 국내 제약사가 생산을 재개하려 해도 비교 대조약으로 삼을 오리지널 제품이 국내에 없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진행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제약사의 제품 도입을 통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시도 역시 식약처 심사 단계에서 지연되며 진척이 없는 상태다.

    학회는 필수의약품 공급망 취약성도 함께 지적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2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필수의약품 공급 부족·중단 사례는 총 307건(부족 158건, 중단 14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체 의약품이 없는 경우는 45건이었다. 또한 필수의약품 488개 품목 중 51.8%(253개)는 제조·수입업체가 2곳 이하로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학회는 "식약처가 임신부 고혈압처럼 대체 약제가 부족하고 공중보건상 시급성이 큰 사안에 대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승인과 품목허가 심사를 우선 처리하는 패스트트랙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고령 임신과 임신성 고혈압 환자 증가를 고려할 때 치료제 공백 해소를 위한 규제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