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지난 2017년 12월 1일자 칼럼에 TREM2(triggering receptor expressed on myeloid cells 2)와 나수-하코라병을 소개한 바가 있다. 뇌 속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대부분 발현하고 있는 TREM2는 세포막을 관통하며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TREM2는 뇌에 침입한 불순 물질에 대항하게 미세아교세포의 상태를 바꾸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이런 선천성 면역작용(innate immunity)이 있기에 알츠하이머를 치료할 수 있는 신경면역의 중요한 타겟으로 떠오르고 있다.
TREM2는 먼저 70~80대에 발생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후기발병(late-onset)을 높이는 인자로 발견됐다. TREM2유전자의 특정 부위(Site-Directed) 돌연변이가 몇 개 알려졌다. 그 중 하나가 H157Y인데, 이런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의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도가 2~3배 증가된 것으로 중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2016년도에 보고됐다. 이런 돌연변이는 세포 외 영역(ectodomain)이 잘라지지 않아 sTREM2가 축적되지 않고 TREM2가 제대로 접혀지지 않아 면역작용을 낮추기에 뇌에 악영향을 미쳐 뇌 세포를 망가지게 한다.
한편 미세아교세포가 스위치가 켜진 활성화 상태가 계속되면 염증유발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게 된다. 미세아교세포는 이런 부정적인 결과도 초래하는 ‘양날의 검’이기에 이미 2017년 디날리테라퓨틱스(Denali Therapeutics)와 알렉토(Alecto)가 TREM2를 타깃한다고 발표를 했지만 두 회사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아직도 디날리의 ‘AAV:TRM2’는 '약물 탐색(Drug Discovery)'에 머물고 있고 알렉토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TREM2를 활성화하는 항체가 더 좋을 것이라 믿고 있지만 TREM2를 활성화하는 접근법에 무언가 고민하기에 진도가 예상보다 느린 것 같다.
독일 뮌헨 퇴행성뇌질환센터 크리스티안 하스(Christian Haas) 연구팀은 지난 8월 28일 자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대규모 코호트 연구인 ADNI(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에 참가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고 평균 나이가 73세인 385명 피험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피험자 가운데 100명은 인지기능이 정상인 환자로 이들의 뇌척수액(CSF) 내의 Aβ42와 p181-tau를 측정하면 음성으로 알츠하이머 병리증상이 보이지 않았다. 나머지 285명은 Aβ42와 p181-tau가 양성이었다. 이중 35명은 정상인지(cognitive normal, CN) 기능을 가졌고 184명은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이고 66명은 치매를 앓고 있었다. 모든 피험자는 평균 4년(1.5~11.5년) 동안 요추천자(lumber puncture)와 인지 테스트(cognitive tests)를 계속해서 받으며 모니터링 했다.
연구팀은 피험자의 인지변화 모니터링과 함께 sTREM2의 수치도 추적했다. sTREM2는 157H의 C-terminal이 ADAM10(혹은 17)에 의해 잘리면 만들어져 세포밖으로 나온다. 하스 박사 연구팀은 이렇게 잘라진 sTREM2를 선택적으로 구별하는 항체를 이용해 이 연구를 진행했다. 이전의 연구결과처럼 알츠하이머 환자 CSF의 sTREM2 기준(baseline)값은 정상인이나 바이오마커 정상의 값보다 높았다.
그러면 sTREM2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유리한 것인가 불리한 것인가? 연구자들은 나이, 성별, 교육 등의 알려진 요소 외에도 임상 상태와 CSF의 Aβ42와 p181-tau도 컨트롤 했다. 그런 분석이 사람들의 병기진행과 병리상태를 진정으로 추적할 수 있다. 연구팀은 sTREM2수치가 알츠하이머 환자의 병기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싶었다.
sTREM2수치가 높을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특정 사건을 기억하는 기억력(episodic memory)이 천천히 떨어졌다. 인지저하 지표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런 결과가 sTREM2수치가 병리진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 근거이다. 연구팀은 CSF의 sTREM2/p181-tau 비율을 새로운 지표로 추가하여 인지저하와 상관성을 평가했다. sTREM2수치를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보다 sTREM2/p181-tau를 사용하였을 때 인지지표에서 보이는 차이가 컸다.
뇌 위축(atrophy)을 알아보기 위해 MRI 촬영으로 해마의 위축을 측정한 184명을 조사했다. sTREM2가 높거나 sTREM2/p181-tau가 높으면 해마의 부피변화가 적은 것으로 관찰됐다.
한편 앞서 발표된 연구결과도 TREM2 활성화란 접근방법에 힘을 실어준다. 최근 하스 박사 연구팀이 논문을 발표 하기 2주 전, 워싱턴대의대 카를로스 크루차가(Carlos Cruchaga) 연구팀은 같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MS4A4A(membrane spanning 4-domains A4A) 와 TREM2가 세포막에서 상호작용을 하며,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55~90세에 이르는 813명의 피험자(CN, MCI, AD)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뇌척수액에서 sTREM2를 측정해 TREM2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위를 찾았다. 그 결과 MS4A4A 유전자 클러스터에 변이가 생겨 과발현되면 뇌척수액 내 sTREM2 분비가 늘어났고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낮췄으며, 반대로 뇌척수액 sTREM2를 낮추는 변이가 일어날 경우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였다. 연구팀은 실제 미세아교세포와 유래가 같은, 인간 대식세포주에서 MS4A4A와 TREM2가 세포막에 함께 존재하고 있어 MS4A4과발현이 sTREM2가 세포밖으로 나가게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활성화된 TREM2가 미세아교세포에 많이 발현되는 것이 뇌에 유리한가? 라는 질문에 하스 박사는 ‘네’라고 답한다. sTREM2가 미세아교세포의 시그날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활성화된 미세아교세포의 역할을 줄이는 작용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그러기에 CSF에 존재하는 sTREM2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 병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좋은 바이오마커이다. 당신의 알츠하이머를 위하여는 TREM2가 더 많을수록 유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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