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일명 K-선샤인액트를 마련해 경제적이익 제공 지출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했으나, 제대로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안산단원갑)은 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해 시행 3년차임에도 검토된 보고서는 4건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K-선샤인액트는 제약, 의료기기업계의 만연된 리베이트 제도를 양성화해 불법적 요소를 없애고자 미국의 선샤인액트 프로그램을 따라 만든 것으로 지난 2018년 1월부터 시행했다.

현행 약사법·의료기기법에 따르면, 제약·의료기기업계는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제품설명회를 통해 약간의 편의 제공, 학회 등을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이 같은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을 때 반드시 지출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또한 해당 보고서는 5년간 보관해야 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청하면 즉각 제출해야 한다.

지출보고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해당 지출보고서와 관련 장부 및 근거 자료를 보관하지 않은 경우 시정명령을 할 수 있고 200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로 하고 있다.
 
해당 제도가 시행된지 3년차가 됐지만, 아직까지 보건복지부의 지출보고서 검토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으며 최근 2018년에 작성된 지출보고서에 대해서 4곳의 제약, 의료기기업계에 샘플조사 형식으로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하는 데 그쳤다.

복지부가 제출받은 지출보고서 중 고 의원실이 제약, 의료기기회사 1곳씩 총 2곳의 자료를 받은 결과, 현재 불법 리베이트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심혈관계 진단기기 다국적사 애보트가 특정 학회에 2018년 2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년여간 총 12차례 해외학회비 2억 5000여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1회당 지원규모는 최대 5000만원에서 5만원 수준으로 다양하지만 학회를 위해 경비를 지원한 인원이 몇 명인지는 기록돼 있지 않았다.

고 의원은 Architect(아키텍)이라는 제품 설명회를 소고기 구이집에서 시행한 것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했다.

고 의원은 "지난 2018년 3월 28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14명의 한 병원 관계자를 대상으로 1인당 1만 6235원의 식음료비를 지출해 총 22만 7290원을 쓴 것으로 기록돼 있다. 애보트사가 제출한 지출보고서 중 개별 의료기관에 시행한 제품설명회는 이것 단 1건"이라며 "아키텍은 이미 십여년 전부터 병원에서 흔히 사용하는 혈액분리 면역측정장비로, 병원에 제품설명회를 하기에는 너무 보편화된 제품인 동시에 제품 자체가 크기가 큰 시스템장비여서 식당에서 시연을 할 수 없어 제대로 제품설명회를 개최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K-선샤인액트가 시행된지 3년이 지나 국회로부터 수차례 제대로된 검토를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음에도 보건복지부는 3년동안 단 4개 업체의 지출보고서를 검토하는 데 그쳤다"면서 "특히 보건복지부가 제약업계와 의료기기업계에 지출보고서에 대한 모니터링 설문조사 응답을 보면 제약업계는 73.8%가 하는 반면 의료기기업계는 24.1%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고 의원은 "과도한 리베이트는 건강보험료와 진료비 상승으로 이어지는만큼, 보건복지부가 K-선샤인액트 제도를 확실히 운영하고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현행법상 200만원의 적은 벌금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처벌을 보다 강화하고, 매년 제출 의무화와 검토를 시행하거나 미국처럼 완전 공개해 국민에게 검증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