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이 진통 끝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관문을 넘었다. 미국에서 판매될 약값은 연간 5만 6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DA는 바이오젠(Biogen)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헴(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을 승인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FDA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아두헴은 가속 승인 경로로 승인됐으며, FDA는 약물의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기 위한 새로운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을 수행하도록 요구했다. 새 임상에서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지 못하면 FDA는 승인을 철회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알츠하이머 환자 3482명을 대상으로 한 3가지 연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 아두헴 치료를 받은 환자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가 상당한 용량 및 시간 의존적 감소를 보인 반면 연구의 대조군 환자에서는 아밀로이드 벹 플라크 감소가 없었다.
아두헴의 처방 정보에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에 대한 경고가 포함됐다. ARIA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결되고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뇌 영역에서 일시적인 부종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두통과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아두헴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ARIA, 두통, 낙상, 설사, 혼란/섬망/정신 상태 변경/방향 감각 상실이었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 패트리샤 카바조니(Patrizia Cavazzoni) 소장은 "알츠하이머는 질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다"고 말했다.면서 "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법은 질병의 증상만 치료한다. 이 치료 옵션은 알츠하이머병의 기저 질환 과정을 표적하고 영향을 미치는 최초의 치료법이다. 암과의 싸움에서 배운 것과 같이 가속 승인 경로는 더 많은 연구와 혁신에 박차를 가하면서 환자에게 더 빨리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이오젠 미셸 보나초스(Michel Vounatsos) 최고경영자(CEO)는 "이 역사적인 순간은 복잡한 알츠하이머 분야에서 10년 이상 진행된 획기적인 연구의 정점이다. 우리는 이 업계 최초의 의약품이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를 변화시키고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바이오젠 측은 미국에서 아두헴으로 판매될 이 약의 가격을 연간 5만 6000달러로 책정했다.
한편 아두카누맙의 승인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피보탈 임상연구 2건에서 상충되는 효능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ENGAGE 연구에서는 두 치료군(고용량, 저용량)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고, 2차 평가변수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EMERGE에서는 두 치료군 중 고용량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으나 저용량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에 FDA의 승인 결정에 앞서 자문위원회는 투표를 통해 약물 승인에 반대 의견을 표했으며, 자문위 소속 의사 3명은 3월 미국의사협회지(JAMA)를 통해 승인 반대 의견을 거듭 표명했다. 승인을 뒷받침 할 설득력 있는 근거가 없으며, '제한적 정보'를 제공하는 사후 분석이 FDA의 승인 기준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치료제가 주는 건강상 혜택이 불확실함에도 약값이 높게 측정된 데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약물가격을 감시하는 비영리단체 임상경제연구소(ICER)는 5월 보고서를 통해 치매를 중단시키는 치료법에 대한 가격은 연간 5만~7만 달러의 가격이 매겨질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두카누맙은 치료 효과에 대한 낙관적인 가정을 가진 시나리오에서도 연간 비용 5만 달러가 임상적 유익성과 합리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ENGAGE 연구의 부정적인 결과를 무시할 수 없으며, EMERGE 연구가 우연히 결과를 만들어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ICER는 3상 임상시험 2건을 기반으로 비용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FDA의 승인을 받는다면 연간 2500~8000달러 정도의 가격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