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폐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워 진단 시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때가 많다. 폐암의 가장 흔한 유형인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가 최근 많이 개발됐지만, 여전히 4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 내외로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내성 극복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25~3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협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5)에서는 비소페포폐암의 새로운 표적 치료제에 초점을 맞춘 최신 임상시험 세션이 마련됐다. 이 세션에서는 HER2, TIGIT, ROS1, EGFR 억제제 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 중인 4가지 표적 치료제 데이터가 논의됐는데 여기에 중국에서 개발된 신약 후보물질 2개가 포함됐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발표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당 신약들이 어떠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봤다.
JYP0322, ROS1 내성 변이와 뇌전이 동시 해결…TKI 치료 여부 관계없이 효능 보여
ROS1 양성은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2%, 동아시아 환자에서는 2~3%를 차지한다. 현재 여러 ROS1 억제제가 승인돼 사용되고 있지만 내성이 생기면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많은 환자가 뇌 전이를 경험하지만 기존 ROS1 억제제는 혈액-뇌장벽(BBB)를 통과하는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미충족 수요가 존재한다.
광저우 조요 파마(Guangzhou Joyo Pharma)는 ROS1 G2032R 내성 변이와 뇌전이 등 주요 임상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며, TRK 억제와 관련된 비표적 신경독성을 피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ROS1 억제제 JYP0322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용량 확장 단계의 환자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중산대암센터(Sun Yat-sen University Cancer Center) 홍윤 자오(Hongyun Zhao) 박사는 이번 학회에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ROS1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81명을 대상으로 한 JYP0322의 1상 임상시험(NCT06128148) 데이터를 발표했다. 환자 중 71.6%는 이전에 ROS1 억제제를 투여받았고, 기저치에서 신경계 전이가 있는 환자가 42%였다.
연구 결과 이전에 ROS1 억제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은 78.9%였고, ROS1 억제제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는 57.4%였다. ROS1 G2032R 변이 암에서 객관적 반응률은 71.4%였고, 이 중 3명은 로라티닙(Lorlatinib)을 사전 투여 받았다. 뇌 전이 환자에서 두개 내 객관적 반응률은 33.3%였으며, 두개 내 질병 통제율(DCR)은 83.3%였다.
연구팀은 "JYP0322는신경독성 발생률이 낮은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면서 "ROS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미경험 환자 또는 TKI 사전 치료 환자, TKI 고강도 치료 환자, 뇌전이 환자, ROS1 G2032R 변이 보유 환자 모두에서 높은 항종양 효과를 보여줬다"고 결론내렸다.
자오 박사는 "JYP0322의 두개 내 농도는 다른 ROS1 억제제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것보다 높았다"면서 "이 결과를 봤을 때 JYP0322가 뇌 전이 동반 ROS1 융합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상당한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우몰레티닙+화학요법, 단독 대비 무진행 생존 개선시켜 새로운 1차 옵션 가능성 제시
EGFR은 비소세포폐암에서 가장 흔하게 변이되는 유전자 중 하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표적 치료제만 7개가 있지만 여전히 내성 문제 등 미충족 수요가 크다.
아우몰레티닙(Aumolertinib)은 중국 항서제약(Hansoh Pharmaceutical)이 개발한 3세대 EGFR TKI로, 2020년 중국에서 다른 EGFR TKI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진행된 EGFR T790M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이후 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L858R) 치환 변이를 가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장됐다.
중국 상하이흉부병원(Shanghai Chest Hospital) 슌 루(Shun Lu) 박사는 이번 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를 통해 아우몰레티닙과 화학요법 병용요법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1차 옵션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아우몰레티닙에 화학요법을 추가하는 것이 효능을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AENEAS2 3상 임상시험(NCT04923906)을 진행했다. EGFR 엑손19 결손 또는 L858R 변이를 가진 이전에 치료받지 않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24명을 모집하고, 1:1로 무작위 배정해 아우몰레티닙 단독 투여군과 화학요법 병용 투여군으로 나눴다.
그 결과 병용요법군의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은 28.9개월로, 단독투여군 18.9개월보다 길었다. 두 그룹 모두에서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EGFR 변이 유형과 뇌 전이 유무에 관계없이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진행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아우몰레티닙과 화학요법 병용요법은 아우몰레티닙 단독요법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무진행 생존기간 개선을 보여줬으며,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나타냈다"고 결론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