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급여화 확대에 따라 일선 병의원들이 초음파 장비 구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초음파기기 기업들도 라인업 확대와 적극적인 판매 공세에 나서고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초음파 급여화 일정은 2018년 상복부, 2019년 하복부, 비뇨기, 생식기 등의 급여화를 마친데 이어 2020년 흉부, 심장, 2021년 근골격, 두경부, 혈관 등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초음파검사 건강보험 청구 건수는 2017년 35만4071건에서 2018년 210만404건, 2019년 8월 말까지 276만5851건으로 늘었다. 이는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문재인 케어)이 발표된 지 2년 만에 8배 가까이로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청구액은 233억원에서 약10배인 2306억원으로 급증했다.
급여로 인해 검사건수가 늘어나자 초음파를 구매하지 않던 병의원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환자 감소로 이어지긴 하지만 초음파를 갖춰두면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병원들이 보통 초음파 장비를 구매할 때 가장 고민하는 것은 100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하는 새 장비를 구매하는 것인지, 몇 백만원 선에서 하이엔드 사양이라도 절반 이하로 살 수 있는 중고로 구매하는 것인지에 있다. 고가는 그만큼 고급 성능이 있지만 역시 가격이 문제다 보니, 개별 사정에 따라 구매를 원하는 조건이 제각각이다.
A영상의학과 전문의는 “초음파는 성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기본적인 성능을 바탕으로 숙련도에 따른 진단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다. 장비는 본전 생각하면 못쓴다"라며 "하지만 혈관이나 점막을 확인하려면 초음파는 좋은 것을 쓸수록 도움이 된다. 일단 의사 본인에게 편하고 잘 관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B내과 전문의는 "새 장비를 구매하면 처음에는 무리가 되더라도 5년을 쓰다 보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 새 장비를 산다면 영상 처리 성능이 뛰어나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속도나 진단 시간면에서도 유리하다. A/S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중고 장비는 어느 병원에서 언제 구매했는지 기록에 남아 있기 때문에 A/S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고 장비를 구매할 때는 발품을 팔다 보면 같은 연식 대비 화질이 살아있거나 사용기한이 짧은 장비를 구매할 수 있다. 다만 급여 청구가 확대되면서 질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중고 장비를 구매한 다음에 초음파 진단의 숙련도를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C내과 전문의는 “개원을 준비할 때 중고 장비로 시작해서 수년째 잘 쓰고 있다. 개원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처음부터 장비 욕심을 내면 위험하다. 환자가 늘면 차츰 경비 처리도 하고 좋은 장비로 바꿀 수 있다. 초음파 수가를 생각하면 굳이 비싼 장비를 쓸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