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계기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빅데이터를 활용한 백신 이상반응 능동감시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일산병원이 공동 주최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학술대회’에서 연자로 나선 최남경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교수는 ‘국가예방접종 대상 백신의 한국형 능동감시 시스템 구축’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 교수는 “예방접종은 감염병 예방과 전파 방지를 위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수단”이라며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로 혼란이 커지면 국가적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예방 접종 대상 질병의 확산 우려가 커진다”고 이상 반응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백신은 짧은 개발 기간으로 인해 안전성 우려가 높은 데다 단기간 내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상반응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경우, CDC가 1990년부터 VSD(Vaccine Safety Datalink)라는 능동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VAC4EU(Vaccine monitoring Collaboration for Europe)을 통해 여러 기관들의 데이터를 연계한 백신 이상반응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당 시스템들은 현재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도 실시간∙장기적 안전성 모니터링을 실시하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의사나 보호자가 이상반응을 신고토록 하는 등 백신 안전성 모니터링이 대부분 수동적 감시체계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최 교수는 지난 2018년 출범한 '방역연계 범부처 감염병 연구개발 사업단'을 통해 관련 연구 수행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 등록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시범적으로 연계해 백신 능동 감시 시스템 구축 가능성을 타진하는 방식이다.
국가예방접종사업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한 만 65세 이상 국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를 통해 인플루엔자 백신과 대표적 이상 반응인 벨 마비 발생 위험 증가 간의 관련성이 보이지 않음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 백신의 접종자료와 의료이용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전국민에 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이 높다”고 질병청과 건보공단의 자료를 연계한 경우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 외에도 ▲이상반응 미신고 건 평가 가능 ▲대규모 인구집단 포함으로 백신 접종 후 드문 이상 반응 모니터링 가능 ▲접종 장시간 경과 후 발생 이상반응 진단명 및 의료이용 정보 통해 확인 가능 등이 해당 시스템 구축을 통한 이점으로 꼽혔다.
최 교수는 반면 “질병청에서 예방접종정보를 공단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접종받지 않은 환자의 정보 확인이 불가능해 미접종군을 대조군으로 설정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의 능동적 감시는 연계 자료의 업데이트가 주기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며, 백신 이상반응의 농등 감시를 위해 추가적 규제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질병청과 건보공단은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관련 건강정보 빅데이터를 구축키로 하면서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 및 백신 효과 평가 등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 수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의 능동적 감시 수행시에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자료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에는 사망원인 통계자료, 출입국 관리정보, 중앙 암등록 자료 등 보다 다양한 자료와 연계해 백신 이상반응 능동 감시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