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기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9년만의 경선을 통해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대전협 회장의 임기를 마무리했다.
안치현 회장 취임 이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상승을 위한 법률(전공의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응급실 의료인 폭행 사건, PA 문제 등 수많은 외부 현안들이 있었다. 안 회장은 ‘전공의 권리 확보’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조직적인 활동을 전개해왔다.
안 회장은 “의료인 폭행 사건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다”라며 “당시 응급실 인턴이 폭행을 당하기 전까지 이를 암시하는 많은 행위가 있었다. 하지만 의료인을 보호할 만한 수단이 없었다는 점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회장은 “최근 가중처벌, 반의사불벌죄 폐지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법부 판단이 일선 의료인의 생각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제도적으로) 강화할 부분도 있고 즉각적으로 환자와 의료인에 대한 보호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강원대병원 수술실 간호사가 불법 의료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PA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PA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환자가 병원을 믿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언급도 이어졌다.
안 회장은 “대전협은 지난 2011년부터 PA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PA는 의사, 간호사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일부터 누가 봐도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수술 집도에 가까운 일까지 다양한 일을 한다”고 전했다.
안 회장은 “강원대병원 문제가 불거지자 가장 먼저 신고자가 누군지 찾아나서는 작업이 이뤄졌다”며 “환자도 병원을 믿을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의료법 위반 행위부터 근절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안 회장은 의료 현안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외부 활동을 전개했다. 동시에 대전협 내부적으로도 전공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임기 초반 이례적으로 대전협을 함께 이끌어 갈 집행부를 공개모집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 2006년 설립 이후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던 대한전공의노동조합을 재편하며 활성화에 나섰다.
안 회장은 “최근 전공의 노조가 생긴 이후 가장 활발하게 많은 전공의들이 가입하고 있다”며 “수많은 전공의가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고 이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 권리 사수를 위해 분주하게 달려 온 지난 1년에 대해 안 회장은 “100점 만점에 30점”이라는 스스로 겸손한 평가를 했다. 안 회장은 “처음 제시한 공약 중 완료된 것이 거의 없다. 지난 1년이라는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길었던 시간이다. 병원 수련환경이 개선되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안 회장은 “시작한 것만으로 점수를 주기에는 중간과 끝이 중요하다. 전공의법이 대표적이다. 수련병원 내 비위행위 근절이 이제 막 논의돼가는 단계에서 높은 점수는 못 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