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맡고 있는 의료기관에 백신 유효기간과 오접종 방지대책 준수 여부를 전수점검한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계는 가뜩이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업무 과부하가 이뤄지고 있는데 대해 부당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질병청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공문을 보내 13일까지 지자체를 통해 코로나19 접종기관별 백신 유효기간 및 오접종 방지대책 준수 여부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시도 및 시군구 보건소에서는 관할 의료기관의 보유백신별 유효기한, 백신별 인식표 배부, 오늘의 백신 안내문 게시, 체크리스트 사용에 대한 현황을 파악해 회신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13일까지 각 지자체를 통해 점검할 예정이다. 다음주 유효기한이 임박하는 백신이 다수 발생될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폐기 최소화를 위한 점검 차원이며, 기타 지침 준수 여부는 'OX'만 확인하면 된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정부가 모더나 백신의 접종일정을 변경하면서 폐기되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모더나 백신은 18~59세 접종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정부가 백신 수급 부족 상황에서 1차 접종률을 높이겠다면서 모더나 1차와 2차 접종 간격을 4주에서 6주로 늘렸다가 백신이 확보되면서 다시 4주부터 가능하도록 변경했기 때문이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25~15도의 냉동 상태로 7개월까지 보관하며, 미개봉 제품은 냉장(2~8도)상태로 최대 30일 보관할 수 있다. 한달 전에 지급한 모더나 백신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접종일정 변경으로 급하게 백신일정을 미뤘다가 다시 2차 잔여백신 인원을 채우지 못해 폐기되는 모더나 백신이 전국적으로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정부의 오락가락 백신 일정 변경에 따른 것일 뿐이며, 전수점검을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질병청에 발송했다.
의협은 “과도한 행정조치도 모자라 이러한 전수점검까지 진행하는 것에 대해 정식 공문으로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라며 "오접종 방지 대책 등 과도한 지침 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다만 점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위탁의료기관이 있을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정보를 주변 위탁의료 기관에 안내해주길 바란다. 위탁의료기관의 불편이 최소화될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백신 물량 폐기는 의료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백신 접종률에 연연한 나머지 백신 일정을 무리하게 변경하고, 백신을 폐기하게 만든 정부에 책임이 있다"라며 "각종 업무 과부하에도 불구하고 백신 접종에 최대한 협조에 나선 의료기관이 마치 관리가 소홀한 듯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