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통령실 장상훈 사회수석이 전공의는 응급실의 주축이 아닌 간단한 처치와 안내를 주로하고 있다며 최근 응급실 문제는 전공의 이탈의 결과가 아닌 기존의 필수의료 전문의 부족 때문이라고 거듭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의사 출신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가만히 있던 전공의들 등 떠밀어 내쫓은 것도 모자라 한 쪽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인력이라더니 다른 쪽에서는 다 너희 책임이라고 한다며 이중적인 정부 태도에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KBS뉴스 사사건건에 출연해 이같이 발언했다.
이날 장 사회수석은 기존 정부의 입장대로 최근 응급실 문제에 대해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다. 충분히 정부가 총력을 다해 대응하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가 매일매일 의료 현장을 점검하고 체크하고 있기에 현 문제는 극복할 수 없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응급실은 사실 집단행동 이전부터 만성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었다. 응급실이라는 환경이 굉장히 어려움도 많고 리스크도 크고 처우나 이런 것들이 문제가 있어서 전공의들이 지원을 안 하다보니 인력난 때문에 원래도 굉장히 약화 돼 있는 상황이었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추진하게 된 이유도 바로 응급실 인력난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전공의 이탈 이후 현재 권역 및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2364명에서 1734명으로 73% 줄었지만, 오히려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66명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장 사회수석은 "사실 전공의는 주축이라기보다 환자가 왔을 때 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간단한 처치 안내를 한다. 전공의는 신분은 수련의다. 수련 교육이 가미된 의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을 하는 전문의가 사실은 응급실의 주축인 것이다"라며 "전공의들이 당직을 서거나 자리를 메꾸거나 하던 인력이 빠져나가면서 약간의 어려움이 생긴 부분으로, 응급 환자에 대한 진료는 이미 오래전부터 응급의학과 전문의뿐만 배후 진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가 태부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전공의들이 이탈을 함으로써 응급실 전문의 등 인력에게 부담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업무 부담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담하고, 피로를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라며 “따라서 대체 인력도 투입하고 여러 수가도 조정하고, 응급환자 분산 등 관리를 해서 그 역량을 중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대책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장 수석의 발언에 의료계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정부의 현 응급실 위기에 대한 현실 인식이 암담하다. 특히 전공의들을 단순한 처치, 안내만 하는 인력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사실상 전공의 복귀를 위해 노력할 뜻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정부는 이대로 의대 증원을 밀어붙여 응급의료 나아가 전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는 걸 의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도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수석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개별 전공과목의 수련이 국가의 미래 의료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 정부에는 정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며 "가만히 있던 전공의들 등 떠밀어 내쫓은 것도 모자라 한 쪽에서는 중요하지 않은 인력이라더니 다른 쪽에서는 다 너희 책임이라고 한다. 제발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는 제대로 된 의사 취급해 주기 싫고 인권도 노동권도 알바 아니지만 아무튼 너희가 없으면 병원이 안 돌아가니 책임은 막중히 져야 하고, 응급실과 핵심 의료는 위기가 아닌데 보건의료 재난단계는 최고단계이고, 현장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데 응급실에는 군의관 파견에 대통령까지 나타난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정부는 추석이 두려운가보다. 민간 병원들에 각 보건소에서 강제 업무개시 명령이 송달됐다. 국민의 기본권과 개인의 자유는 알 바 아니고 추석 2박 3일만 정부가 욕 안 먹게 버티면 어떻게 될 것 같나"라며 "응급실이라는 문을 불만 밝혀 억지로 열어두어도 이미 붕괴한 핵심의료의 울타리는 벼랑 끝에서 이미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