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과대학 소속 병원 전문의들이 전공의 이탈에 따른 업무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전문의의 8.4%의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대다수가 필수의료 과목 전문의로 확인됐지만, 정부는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16일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의원은 "다섯 달째 전공의 공백을 메워 온 의료인의 피로 누적이 한계에 달하고 있어 전문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직은 국립암센터뿐 아니라 전공의 의존도가 높은 수련병원, 상급종합병원도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40개 의과대학 소속 병원 88곳에서 사직서를 낸 전문의는 총 1만 7316명의 8.4%인 1451명으로 집계됐다.
사직서 제출 전문의는 최초 조사 시점인 지난 5월 2일 대비 15.8% 증가했고, 사직서가 수리된 인원도 2.3배가 늘었다.
이에 대해 조규홍 장관은 "6월에서 7월달에 증가 폭이 크고 최근에 와서는 사직 증가율이 좀 낮아지고 있다. 아마 전문의들의 업무 부담이 큰 것 같다. 그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업무 부담을 완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의료 개혁은 필수의료 살리기가 목적이다. 사직서 중에서 내외산소,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서비스가 집중된 데 대한 전문의 사직 현황 자료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복지부는 그러한 자료 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 의원은 복지부 소속기관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 전문의 사직자 14명 중 11명이 필수의료과 전문의고, 국립암센터 사직자 10명 중 7명이 필수의료과 전문의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주에도 췌장암 환자가 진단 검사 예약이 힘들어 암 확인조차 늦어지고 있다. 다른 장기로 전이돼 매주 체크해야 하는데 검사를 2~3주에 한 번씩 간격으로 미뤄지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