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정형외과 분야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단순 영상 판독과 예후예측을 넘어 치료 이후 관리와 재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16일 대한정형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 인공지능 세션에서는 골관절염 예후 예측 모델, 회전근개 봉합술 이후 디지털 재활, 의료재활 로봇 개발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의대 노두현 교수는 '의료영상 예후 예측 모델'을 발표하며, 정형외과에서 AI를 활용하려면 먼저 예후와 진단의 정의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엇을 예후로 볼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진단할 것인지가 정리되지 않으면 예측 모델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특히 무릎 골관절염 평가에 쓰이는 켈그렌-로렌스 등급(KL grade)에 대해 "같은 2단계, 3단계라도 굉장히 범위가 넓다"며 "변화를 민감하게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습 데이터 의존성과 국가별 코호트 차이, 표준화되지 않은 아웃컴 정의, 관찰자 간 변이 등을 예후 예측 모델의 한계로 짚었다.
이에 노 교수는 세분화된 정량 지표와 표준화된 데이터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골관절염연구학회 지표(OARSI), 최소 관절 간격 너비, 하지 정렬 등을 활용해 진행 속도와 수술 가능성을 예측하는 연구를 소개하며 "각 나라에 맞는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필요하다. 또한 아웃컴 데이터의 표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만 분석하는 AI보다는 X-ray, MRI, CT를 모두 다 분석할 수 있는 일종의 전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준의 파운데이션 모델이 필요할 것"이라며, 코넥티브의 CONNEVO AI와 CONNEVO Suite도 함께 제시했다.
노 교수는 "관절 질환을 보는 뷰 포인트가 개인 맞춤형 및 정밀화되고 있다"며 "AI는 다양한 데이터의 융합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관절 질환 진료에 AI 활용 시 정밀 계측, 예후 예측, 순응도 향상, 경제성 등에 효과가 있다. 앞으로 정형외과 분야는 AI 도구를 잘 쓰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로 나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희의대 이성민 교수는 수술 이후 병원 밖에서 이어지는 재활 관리의 공백을 지적하며, AI를 이용한 수술 후 재활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수술 후에 기능 회복을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고 얘기하지만, 환자들이 집에 가면 어떤 운동을 하는지 저도 모르고 환자들도 계속 잊어버리게 된다"며 "유튜브에 나와 있는 다른 영상들을 보다 잘못된 영상을 보고 나서 더 악화가 돼서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이 교수는 진료 전 운동 범위를 측정하고, 수술 후에는 환자 동작과 순응도, 통증 변화, 기능 회복 정도를 연속적으로 확인하는 디지털 재활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회전근개 봉합술 환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재활을 적용한 연구를 소개하며 "현재 디지털 재활에 대해서 효과가 있다는 논문들이 계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수술 후 3개월 시점에서 디지털 재활 적용군의 통증 점수와 어깨기능평가(ASES) 점수가 더 좋았으며, 내회전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절 운동 범위도 더 빠르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AI를 활용한 디지털 재활은 통증 완화, 기능 회복, 관절 가동범위 개선에 상당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기술은 기존 치료 방법을 효과적으로 보완하는 개인 맞춤형 데이터 기반 재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는 모든 연령대에서 높은 순응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고령층, 60~70대의 사용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임상 도입 준비가 됐다. 다만 수술 후 근골격계 관리의 표준으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더 큰 규모의 다기관 무작위 대조 시험 등의 수행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연세의대 임준열 교수는 "재활치료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한 문제를 바탕으로 의료재활 로봇 개발에 나섰다"며, 단순한 기기 개발을 넘어 실제 치료 현장에서 의료진의 반복 업무를 줄이고 환자 상태를 더 정밀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로봇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프로토타입을 개념검증(POC)하는 과정에서 치료 중 환자의 보상 움직임과 얼굴 표정, 자세 변화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20분 정도 치료했을 때 3가지 운동 범위가 각각 20도씩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런 경험을 통해 로봇이 단순히 움직이는 장비가 아니라 실제 치료 흐름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근골격계 분야에 로봇·AI를 도입한 결과 1회 치료당 의료인 노동 시간은 30분에서 5분으로 단축되고, 의료인 1인당 하루 치료 가능한 환자가 15명에서 최대 90명으로 증가했다며, 재활치료 로봇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현재의 자세 추정 기술은 정형 환경에서만 잘 작동하는 실험실 속 기술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실제 의료 현장은 치료사나 로봇이 움직이면서 시야가 가려지고, 환자 상태도 계속 변하는 비정형 환경인 만큼 가림과 지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