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질병관리청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을 지속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역학조사와 피해조사반 등 검토에 따르면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오늘 오전까지 보고된 총 6건의 사례에 대해서 논의했고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이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이상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직접적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으나 2건의 경우는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었다"며 "나머지 신고사례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부검 결과, 의무기록 조사 등 추가 조사를 통해서 인과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독감 예방접종과 사망의 인과관계는 백신의 독성물질 여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사망한 이들에 대한 아나필락시스 과민반응 여부, 사망자들의 기저질환과의 관계 등 항목이 검토됐다.
그러나 조사결과, 사망자들이 모두 다른 제조 회사에서 만들어진 백신을 투여 받았고 사망자와 동일한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백신에 독성물질이 없다는 판단이 도출됐다. 또한 아나필락시스와의 상관관계도 근거가 없다고 나왔다.
김중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2명도 접종 후 2시간과 7시간 후 사망 등 급성기 과민반응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이지 의학적 근거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조사반장은 "추가적인 부검결과 등 자세한 자료가 더 나와봐야 알겠지만 현재까지 예방접종을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게 됐다"며 "특히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고령자, 임신부, 기절질환자, 의료종사자 등은 독감 예방접종을 꼭 받으라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사항도 있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독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은 20일 기준 총 431건이 신고 됐다고 밝혔다. 앞선 신고사례는 2017년 108건, 2018년 132건, 2019년 177건이다. 사망사례는 2009년 25건, 2017년 2건, 2018년 2건, 2019년 2건이었다.
신고된 이상반응 내용은 유료 접종자가 154건, 무료접종자가 277건이며, 국소 반응 111건, 알레르기 119건, 발열 93건, 기타 104건이었다. 이 중 백신 유통과 백색 입자 관련 수거·회수 대상 백신 접종 이상반응 사례 신고는 84건으로 주된 증상은 대부분 국소반응, 발열, 알레르기 등의 경증이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앞선 사망 사례는 2009년 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건"이라며 "이상 신고사례가 늘어난 것도 상온유통, 백색입자 발견 등 사회 전반적 불안이 높아진 탓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근 독감백신을 맞은 뒤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21일)만 제주와 대구, 경기도에서 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앞서 인천과 전북 고창, 대전에 이어 대폭 사망자가 증가하는 추세인 것이다.
첫 사례는 16일 발생했다. 인천 18세 고등학생이 독감을 맞고 이틀 만에 사망한 데 이어 전북 고창에서도 78세 여성이 19일 백신을 맞고 이틀 뒤 숨진채 발견됐다. 20일에도 대전에서 83세 남성이 오전 10시 백신을 맞고 같은 날 오후 3시 사망했다.
21일 사망한 제주 69세 남성도 19일 제주시 한 병원에서 무료 독감백신을 맞고 이틀 뒤 사망했고 대구 78세 남성도 20일 민간 의료기관에서 접종 뒤 하루만에 사망했다. 21일 경기도 사망 사례는 광명과 고양에서 발생했다.
정 청장은 "아나필락시스 등 이상반응에 대비하기 위해 예방접종 후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20~30분 경과 관찰하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 이상반응 방지를 위해 건강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고 접종 대기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예진시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