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전공의들은 진료 보조인력(Physician Assistant, PA) 합법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을까. 제25기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통 질의로 진료보조인력 시범사업, 전문간호사제에 대한 입장과 대전협이 수행해야 할 회무에 대해 물었다.

여한솔 후보는 원칙적으로 PA를  무면허 의료보조인(Unlicensed Assistant, UA)으로 규정하고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주예찬 후보는 현실적으로 전공의들의 업무 과부하 문제가 있어 반대만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서로 입장차를 확인하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보였다. 
 
기호 1번 주예찬 후보는 비뇨의학과 특성상 이미 많은 PA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을 생각해 다각도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후보는 “원천적인 반대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원천 반대를 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문제를 다함께 해결하다 보면 그 중에서 이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라며 “전공의들이 목소리를 낸다고 무조건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전공의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필요한데, 수련평가위원회에 들어가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료계에 다양한 단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주 후보는 “여한솔 후보는 PA에 대해 없어야 한다고 하는데 아마 응급의학과 전공의다 보니 PA와 같이 일하지 않아서 모를 것이다. 이를 없애기 위해 다른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라며 “원칙적인 이야기는 좋지만, 나중에 이상론으로 돼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의료법상에 간호사법과 전문간호사 제도가 있는데 문맥상 편하게 해석하기 위해서 전문간호사 제도를 법령에 넣어놓은게 아닌가 생각한다. 동시에 PA문제를 법적으로 접근할 때도 전선이 뚫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주 후보는 “보건복지부는 왜 이 부분에 대해서 강력하게 나서지 않을까. PA는 병원계의 대안이 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라며 “실제로 전공의들은 수술도 해야 하고 외래에서 일도 해야 하고 다음날 오더도 해야 하고 주 80시간 근무로도 부족하다. 전공의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다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 후보는 “전공의들은 PA를 불법으로 인정해야 하지만, 자신에게 업무가 떠넘겨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업무가 PA에서 전공의로 넘어온다고 했을 때 전공의들의 업무 과부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A가 아닌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뽑자고 주장하려면 전공의들의 힘을 키우고 전공의 노조를 설립해야 한다”라며 “병원계의 목소리를 내부가 아니라 바깥으로 들리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호 2번 여한솔 후보는 PA문제에 대해 무면허 의료보조인(Unlicensed Assistant, UA)으로 규정하며 원천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 후보는 “PA는 10년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다”라며 “전공의협의회는 PA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PA가 아니라 무면허 의료인력, UA라고 지칭하고 있다”라고 했다. 

여 후보는 “단지 UA가 있고 없고가 논쟁의 핵심이 아니다. 대형병원에 환자들이 몰려들고 있고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지고 기피과들의 기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라며 “하지만 병원은 돈이 없기 때문에 무면허 의료인력을 뽑아야 한다. 무면허 의료인력은 엄연히 불법인데도 전공의가 해야 할 술기들을 대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 후보는 “전공의들에게는 UA가 없다면 일부분 자신의 일이 떠넘겨지기 때문에 전공의가 UA로 인해 병원에서 처하는 환경, 대전협, 의료계 전체 사회에서 간극이 있다”라며 “하지만 전공의들은 원칙을 분명히 지켜야 한다. 무면허 의료행위가 행해지는 것은 엄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전협은 질적 연구를 통해 불법 의료행위를 차단하고 전공의들의 업무 과부하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전공의가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겠다”라고 피력했다. 

여 후보는 “무면허 의료인력이 환자들에게 해를 가하고 있고 대리처방을 하고 있다. 국민들이 과연 이것을 옳다고 이야기할까”라며 “국민들이 받아들이면 안되는데, 병원들은 불법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전공의가 UA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 후보는 “비뇨의학과, 흉부외과에서 UA들이 무분별하게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환자들이 밀려오고 있어서다”라며 “복지부 시범사업에서 본사업으로 전환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로 보완할 수 있다. 또한 전공의들이 해야 할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을 분명히 구분하는 것이 수련환경 개선에 첫 번째다”라고 강조했다.  

여 후보는 “심초음파의 소노그래퍼 검사 문제도 심장학회 의견을 들었지만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복지부와 서울대병원은 무면허 의료인력을 용인하겠다고 했다”라며 “대전협은 처음에 UA가 등장했던 순간부터 분명히 잘못이라는 이야기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 후보는 “의료인력 부족을 공공의대를 만들어서 해결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그래서 지난해 전공의들이 파업까지 나서게 됐다”라며 “불법 UA 문제에 대해 전공의 내부에서 서로 의견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문제는 문제라고 분명히 잘못을 이야기하고 여기서 생길 수 있는 전공의 업무 과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