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님께, 개원의 한 사람으로서 공개 편지를 드립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는 의료현장에 마스크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하지만 장관께서는 이런 의료현장의 소리를 “넉넉하게 마스크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리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의료진을 마치 마스크 사재기 집단으로  매도하셨습니다.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은 가장 우선시돼야 합니다. 이런 비상시국에 보건복지부는 감염차단에 필요한 마스크를 비롯해 보호장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향후 마스크와 보호장비 공급도 충분하게 이뤄질지도 불확실합니다.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최선의 진료를 하는 의료진들은 불안할 따름입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 의료진에게 미흡한 준비에 대해 미안함을 표시하고 책임감을 갖고 정중히 양해를 구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나온 마스크 부족 질의에 대해 “마스크 재고를 쌓아두고 싶은 심리”라는 장관님의 답변은 대체 무슨 뜻입니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장관님의 여러 발언이 반복적으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사태 초기부터 수차례에 걸쳐 지금과 같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지 않기 위해 선도적 조치로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제한과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장관께서는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고 말씀하시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내국인들을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돌리고 말았습니다. 대한감염학회가 중국 입국금지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하셨으나, 이 또한 거짓이었음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8일에는 확진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한국 방역체계가 세계적인 선진 사례라고 하셨지요. 그리고 나서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100명 이상 확진 사례가 나왔지요?  

이제껏 코로나19 전쟁 중에  장수를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료진들은 코로나의 고통 속에서도  참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관의 이번 국회 발언은 더 이상 계속되는 말실수가 아닌, 방역 현장에서 목숨 걸고 싸우는 의료진을 매도하셨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대한의사협회의 장관 사퇴 요구에 대한  불만으로, 의료계를 향해 독설을 하신 것입니까. 

장관께서는 다가오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 상황을 이겨내시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더 늦기전에  사태를 악화시킨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시고 그 자리에 감염전문가가 대신해서 콘트롤 타워를 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장기전으로 흐르는 코로나19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