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에 기호 1번 박형욱 후보가 52.79%(대의원 233명 중 123명)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 다음으로 기호 4번 황규석 후보 30.47%(71명), 기호 2번 이동욱 후보 15.02%(35명), 기호 3번 주신구 후보 1.72%(4명) 순이었다.  
 
13일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의협 대의원 24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비대위원장 투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박형욱 후보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면서 원래 이날 오후 8시 20분부터 9시 20분까지 진행되려던 결선투표는 진행하지 않게 됐다. 
 
이번에 당선된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의사 겸 변호사이자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 교수로 대한의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된 이유는 우선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 추천과 공개 지지 선언이 꼽힌다. 또 의정갈등의 중심에 있는 의대 교수 직역이자 평소 합리적인 주장을 펼친다는 평판에 따라 이번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에서 "지지해준 의협 회원들, 대의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라며 "당선이 기쁘다기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온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첫째, 출마 입장문에서 밝혔듯 경계해야 할 것은 비대위원장이 독단이라는 데 있다.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입각해 비대위 입장과 행동을 결정하도록 하겠다. 둘째, 비대위 입장에서 그동안 소외돼왔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견해가 반영되도록 하겠다. 셋째, 비대위 구성과 운영안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정하겠다. 다만 위원 구성이 너무 많으면 형식인 회의가될 수 있어 간결하게 운영하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의료농단 사태는 급격히 해결되기 어렵다. 정부의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라며 "정부는 의료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을 장착했다. 정부가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분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한다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국민들은 의료파탄의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간절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의협 임현택 회장이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탄핵)되면서 보궐선거가 진행되는 60일 내에 의정갈등 시국에 대응할 비대위의 필요성이 의결됐고, 비대위원장을 대의원들의 투표로 선출하기로 했다. 비대위원장 선출과 비대위 구성에 따라 의협의 투쟁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위원장은 후보자 설명회에서 여야의정협의체 참여를 비판하며 "최근 대한의학회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한다고 밝혔지만, 협의체 참여는 무엇보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