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국내 첫 원숭이두창 의심 환자 2명이 유입돼 격리 치료·확진 검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한국 국적의 남성을 포함해 2명이 검역 단계에서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을 보여 확진 검사를 받았다.
의심환자는 이날 밤 10시쯤 감염병 전담병상이 있는 인천의료원으로 이송해 격리 치료에 들어갔다. 만약 이번에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환자가 된다.
방역당국 측은 “지난달 말부터 물집, 발열 등 원숭이두창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신고된 환자는 있지만 대부분 수두나 수족구병 등 다른 질환으로 확인됐다”라며 “이번 사례는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이 뚜렷하고 해외 입국자라 확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격리 치료에 들어간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 전파되는 질병인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비말이나 공기감염이 아닌, 주로 감염 환자의 혈액 또는 타액, 소변, 구토물 등 체액에 의해 피부상처 또는 점막을 통한 직접 접촉으로 감염된다.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으로 오염된 옷, 침구류, 감염된 바늘 등이 사람의 점막, 피부 상처 등에 접촉 감염되거나 감염된 원숭이, 다람쥐 등 동물과의 직접 접촉 감염도 가능하다.
증상은 발열, 발진, 두통, 근육통, 허리통증, 무기력감, 림프절 부종 등이 2~4주간 나타날 수 있다. 발진은 일반적으로 발열 후 1~3일 이내 시작하며 얼굴,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하여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간혹 입, 생식기 또는 안구에도 나타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특히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하고, 감염자는 의료기관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정부는 지난 8일 원숭이두창을 2급 전염병으로 지정했다. 2급 감염병 환자가 발생할 경우 24시간 내 방역당국에 신고해야 하며 반드시 격리해야 한다.
원숭이두창은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있고 난 뒤 유럽과 북미, 중동 등지로 확산됐다. 전 세계에서 환자가 2600여명이 발생했다. WHO는 23일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의 확산이 국제적 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를 논의한다.
원숭이두창의 전용 치료제가 없어 항바이러스제가 치료에 쓰인다. WHO는 사람두창(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을 85% 정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원숭이두창에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을 들여오기 위해 제조사와 협의하고 있다. 국내 보유 중인 두창 백신 3500만명 분은 2세대 제품이며, 3세대 백신은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해 2013년 유럽, 2019년 미국에서 각각 허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