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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익 이사장 "지역완결형 공공의료 구축 필요...전국 35개 지방의료원 3배 더 늘려야"

    건보공단·심평원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 확충 한목소리...이진용 소장 "공공병원 질적 편차 최소화" 강조

    기사입력시간 2021-06-22 07:54
    최종업데이트 2021-06-22 07:54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공병원의 양적∙질적 확충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21일 강원도 원주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공공의료 연합 세미나’에서 첫 번째 연자로 나선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현재 35개소인 지방의료원을 장기적으로 3배 정도 더 확충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한 보건의료 인프라 구축이 권역별∙지역별 의료공급 불균형 등 보건의료의 전반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핵심이란 이유에서다.

    의료공공성 부족 여러 문제 야기..."코로나19로 동력붙어 보건의료인프라 개혁 적기"

    김용익 이사장은 “현재는 시장기능에만 맡겨두다 보니 의료기관이 도시에만 집중되고 진료권별로 의료체계가 성립이 돼 있지 않다”며 “지방의료원을 전국 곳곳에 배치시켜 지역완결형 공공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200병상 정도의 규모가 작은 병원들은 제 역할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농촌이나 시골 지역일수록 역차별적으로 규모가 크고 좋은 병원을 지어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의료체계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의 정책 실현 집행능력 부족도 공공병원 확충이 필요한 이유로 언급됐다. 정책 테스트 베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공병원이 부족하다보니 매번 민간 병∙의원에 손을 빌려야 하고 자연스레 정책집행의 비용 증가 및 속도 저하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김 이사장은 신설∙증설∙매입과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공공병원의 양적∙질적 확충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설립 비용 측면에선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지역별 국가 보조율 차등화가 이뤄져야 하며, 현재의 열악한 인력∙시설∙장비에 대한 투자와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에 공공병원의 경영을 지원해 줄 별도 조직 신설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운영적자 문제 해소 방안으로는 의료 부분에선 보장성을 강화와 적정수가를 보장을, 그 외에 질병관리, 건강증진 등 공공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회계 기준을 분리하는 제도적 지원을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이 같은 보건의료 인프라의 개혁을 통해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복지부의 정책수행 능력 강화, 지역균형 발전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당한 저항이 있고 비용이 들겠지만 코로나19로 공공병원 개혁에 대한 사회적 동력이 붙은 상황”이라며 “10~20년 장기적으로 방향성을 갖고 지속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병원 질적 수준 낮다? 일부 맞고 일부 틀려...전반적 수준 높이고 편차 줄여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의료의 접근성, 형평성을 이야기 하기 전에 공공의료의 질적 수준 향상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공공병원 전체의 의료 질이 떨어진다는 일반적 인식은 개별 지방의료원들을 서울의 대형 메이저 병원과 비교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 소장은 의료질평가지원금 등급과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활용해 공공병원과 민간병원들을 비교했다. 그 결과 2020년 의료질평가 지원금 등급 분포는 공공병원(67개소)은 1등급 11.9%(8개소), 2등급 13.4%(9개소)로 민간병원(270개소) 1등급 10%(27개소), 2등급 9.6%(26개소)보다 상위 등급 비율이 높았다.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에서는 오히려 공공병원의 평균 점수가 53.68점으로 민간병원 평균 48.55점보다 5점 이상 높았다. 하지만 이는 민간병원의 경우 높은 점수와 낮은 점수로 분포가 나뉘어져 있고 평균 이하 하위권 기관의 비중도 많은 탓이었다.

    실제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중 공공병원 평균 점수는 88.24점으로 민간병원 평균 92.15점에 비해 4점 가까이 낮았다.

    종합병원급에서는 공공병원(55개소)의 평균 점수가 46.14점으로 가장 높았고, 민간병원(242개소)이 43.15점, 지방의료원(29개소)이 39.15점으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공공병원은 95점 이상을 기록해 상위권에 위치한 보라매병원, 건보공단 일산병원, 강원대병원을 제외하고는 70~90점대에 위치한 병원이 전무해 질적 수준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료원의 경우는 서울의료원(96.67점)이 상위권을 기록했지만 그 뒤에 위치한 인천의료원이 60점에 그칠 정도로 타 기관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소장은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우리나라 공공병원의 질적 수준이 낮다는 인식은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며 “질적 수준 분석 결과, 상위권 공공병원은 오히려 민간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분포의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반적 질적 수준을 향상시켜 편차를 최소화해 어느 기관에서나 양질의 적정진료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질적 향상을 유인하기 위해서 심평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소장은 “높은 의료질을 갖춘 대형 공공병원이라도 상대평가, 지역할당 등의 요소가 있는 현행 제도 내에선 상급종합병원에 들어갈 수 없고 가산율 문제로 복지부나 심평원도 호의적이지 않다”며 “이 같은 병원들이 지원할 수 있는 별도 트랙을 만들어주고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