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보건복지부가 의대정원 증원과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의대 증원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계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9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업무 계획에 따르면 복지부는 생명에 직결되거나 수요감소, 전공의 기피 등이 이어지고 있는 필수의료 분야 강화에 나선다.
구체적으로 중증∙응급, 분만, 소아 진료 강화체계를 구축하고 공청회 의견을 반영해 소아진료 지원 방안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 진료환경∙전문인력 부족으로 적정 치료가 어려운 분야에 대한 지원도 올 하반기 중에 발표 예정인 ‘필수의료지원 추가 대책’에 담을 예정이다.
이 외에도 필수의료 기반 개선을 위해 병상수급 시첵, 전문의 중심 개편, 응급의료계획 및 심뇌혈관질환계획 마련,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신축 및 중앙감염병병원 건립 등 전방위 정책을 마련한다.
복지부는 특히 ‘비대면 진료 제도화’와 ‘의대정원 증원’을 핵심 정책이라고 콕 집어 언급하며 “의료계와 상시 협의체를 가동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계가 껄끄러워하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물론이고,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으로까지 이어졌던 의대정원 증원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단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실제 복지부의 업무 계획 발표에 앞서 지난해 12월 교육부도 ‘의료인력 양성과정의 학생정원 증원 관련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복지부에 보내 의대정원 증원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교육부는 해당 공문에서 “첨단 바이오산업 등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이 필요하고 국민의 의료서비스 접근성 제고와 지역 간 의료격차 등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교육부는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회 역시 여∙야 할 것 없이 의대 증원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역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지역구에 의대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 있는 상태다.
최근엔 카이스트(KAIST)와 포스텍(POSTECH) 등 과학기술특성화 대학들까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대 설립을 추진하면서 의료계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아직까지 의정협의체 일정이 공식적으로 잡힌 바는 없다며 특히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의협 관계자는 “복지부가 비대면 진료 제도화와 의대정원 증원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우리와는 협의된 바 없다. 복지부의 계획일 뿐”이라며 “9.4 의정합의에 따라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논의해야 할 사안들도 있어서, 어떤 부분부터 테이블에 올릴지에 대해 정리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 제도화도 물론 논의는 할 수 있지만 현재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등 다뤄야 할 내용들에 대한 것들에 어느 정도 의견 조율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