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앞으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기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도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현재 임종기로 한정된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기를 말기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호스피스 인프라 확충과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 개선 등을 통해 존엄한 생애 말기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고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의 2026년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는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구성된 심의기구로, 호스피스와 연명의료결정제도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방문 등록에서 온라인 등록으로 개선 추진
2026년 시행계획의 핵심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접근성 개선이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19세 이상인 사람이 향후 임종과정에 들어섰을 때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과 호스피스 이용에 관한 의사를 직접 문서로 작성하는 제도다. 현재는 등록기관에 직접 방문해 대면으로만 작성할 수 있다.
복지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온라인으로도 등록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할 계획이다. 기존 대면 등록기관도 지역보건의료기관과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제도 접근성 확대를 추진해 왔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이 가능한 등록기관은 2024년 12월 760개소에서 2025년 12월 819개소로 늘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수행하는 의료기관도 같은 기간 468개소에서 513개소로 확대됐다.
고령자 등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상담을 통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도 4만9954건 지원했다. 작성한 의향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지난해 6월부터 모바일 등록증 발급도 시작했다.
연명의료 유보·중단 가능 시기, 임종기에서 말기로 확대 논의
정부는 연명의료결정제도 적용 범위 확대 논의도 시작한다.
현재 연명의료 유보·중단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복지부는 이를 말기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시기도 조정한다. 현재는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작성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말기가 예견되는 시점부터 환자와 의료진이 연명의료에 대해 상담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주요 쟁점을 정리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적용 범위 확대 논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연명의료결정에 대한 환자의 의사가 의료현장에서 존중될 수 있도록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윤리위원회와 공용윤리위원회 설치를 확대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 법정 서식을 전자문서 형태로 변환·보관할 수 있는 서식관리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호스피스 전문기관 194개소로 확대…가정형 수가 개선 추진
호스피스 분야에서는 서비스 접근성과 질 개선이 추진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호스피스전문기관은 요양병원 호스피스 수가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포함해 2024년 12월 188개소에서 2025년 12월 194개소로 확대됐다.
호스피스 인식도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스피스 인지도는 2024년 80.4%에서 2025년 83.2%로 높아졌고, 호스피스 긍정 인식도는 같은 기간 72.0%에서 76.9%로 상승했다.
2026년에는 안정적인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가정형 호스피스 수가를 개선하고, 호스피스 확대를 저해하는 요인을 분석해 인프라 확충 방안을 마련한다. 요양병원에 특화된 호스피스 서비스 모델도 개발해 현장 적용을 추진한다.
호스피스 대기환자 정보 공유 체계도 강화된다. 복지부는 호스피스전문기관 간 환자 연계를 지원하고, 대기 종료 결과 등 세부 통계를 산출·분석할 수 있도록 올해 하반기까지 호스피스종합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만성호흡부전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교육자료도 개발한다. 복지부는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해 사별가족 호스피스 만족도 조사도 개선하고, 향후 제도 개선에 반영할 방침이다.
호스피스 인력 교육 확대…“생애 말기 준비할 수 있도록 제도 발전”
정부는 호스피스 제공인력의 전문성 강화도 추진한다.
호스피스는 환자와 가족에게 돌봄과 지지를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인 만큼 제공인력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표준교육 실무과정은 2025년 28회에서 2026년 30회로, 가정형·자문형 실무교육은 각각 8회에서 12회로 확대 운영한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생애 말기의 문제는 나와 내 가족,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라며 “국민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