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성남점보다 5배 넓은 서울 금천구 '메가팩토리약국 2호점' 직접 가보니

    약사사회 "오남용·약국사막 초래" 국회, 약사법 개정안 발의 vs "약국만 과도한 규제, 합리적 소비와 선택권 확대 장점"

    기사입력시간 2026-02-04 07:21
    최종업데이트 2026-02-04 07:42

    메가팩토리약국이 2월 2일 서울 금천구에서 오픈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경기도 성남에서 시작된 '메가팩토리약국'이 서울 홈플러스 금천점에 2호점(금천점)을 열었다. 금천점은 대형마트(홈플러스) 건물 내부 3층에 입점한 형태로, 1월 31일과 2월 1일 가오픈을 거쳐 2일 정식 오픈했다.

    메디게이트뉴스 기자가 오픈 첫날 약국을 방문했을 당시 성남점과 같은 수십명의 오픈런은 재현되진 않았지만, 홈플러스 영업 전부터 약국 방문을 위해 대기하는 등 소비자 관심은 여전히 높았다.

    오픈 시간인 10시가 지난 후 방문객의 발걸음은 점차 늘었으며, 점심시간을 전후로 매장 내 체류 인원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점심시간 이후 붐비는 모습은 줄었지만, 방문객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메가팩토리약국 입구
     
    매장 내 제품은 남성건강, 생활건강, 영양제, 여성건강, 뷰티 등으로 구역을 나눠 진열돼 있다.

    일상이 된 약국 내 카트 쇼핑…'1인 구매 제한'과 '벌크 판매' 동시에

    홈플러스에 들어서면 '3층 무빙워크 상행선 위치' 안내문과 함께 '큰 놈이 온다, 메가팩토리약국'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띈다. 3층 약국 입구에는 화환이 늘어서 있으며, 스테인리스 소재의 입구와 카트·바구니가 배치돼 대형마트를 연상케 했다.

    기존 약국과 비교해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소비 행태였다. 방문객은 필요한 약만 구매하고 바로 나오는 기존 약국의 이용 방식과 달리, 카트를 끌고 지인과 담소를 나누며 매장 내 상품을 비교·쇼핑했다. 일부 소비자는 "약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다", "이렇게 대량으로 사는 거 처음이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행사 제품과 상비약 등을 카트에 담는 모습도 쉽게 확인됐다. 방문객의 카트를 살펴보면 모기약, 상처 밴드 등 오래 두고 자주 쓰는 제품이 4~5개씩 담겼다. 또한 여러 카트에서 1+1 행사 제품이 담긴 모습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대량 구매'와 '구매 제한'이 공존한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일부 품목에는 '1인 2통' 등 구매 제한 안내가 붙어 있었으며, 다른 구역에는 10·30·50통 단위로 판매되는 벌크 제품이 진열돼 있었다. 실제로 '이지엔6프로 10C30EA', '콜대원콜드큐시럽 5P10EA', '뮤코로솔정 10정50개입', '래피콜케어(레몬향) 12포12EA' 등 박스 단위 판매 제품이 다수 확인됐다.

    이같은 판매 방식은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대형약국의 장점을 강화하는 동시에 의약품 과다 구매·오남용 논쟁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만난 시흥 거주 방문객은 "앞서 성남점에도 방문했다"며 "오늘은 지인 선물을 사고 가격도 비교할 겸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스 하나만 사도 여기가 저렴하다. 성남점과 가격이 똑같은 것 같다"며 "동네 약국과는 가격 차이가 크다. 여러 개를 살 때는 여기서 구매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천 거주 방문객은 "홈플러스 쇼핑하러 온 김에 들렀다"며 "자유롭게 구경하고 가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좋다. 동네 약국보다 (가격은) 낮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약사 상담 여부에 대해선 "아직 이야기 나눠본 적 없다"며 "필요한 게 명확해서 오늘은 둘러보고 해당 제품만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 소비자는 통화하며 집에 남은 의약품의 유통기한을 확인한 뒤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도 했다. 특정 제품명을 직접 언급하며 찾는 소비자도 많았으며, 원하는 제품이 없는 경우 약사가 대체제를 추천하는 모습도 보였다.
     
    메가팩토리약국 정두선 대표약사
    성남점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쉬어가는 공간이 마련됐다.

    "성남 운영 경험·피드백 반영한 2호점…규모 5배 늘리고, 조제실 키웠다"

    메가팩토리약국 금천점은 성남점과 다른 형태로 운영된다. 성남점이 도로변에 위치한 '로드샵'이라면, 금천점은 대형마트 내 위치한 '인샵(in-shop)' 구조다. 

    메가팩토리약국 성남점에 이어 금천점도 운영하고 있는 정두선 대표약사는 "성남점과 금천점의 가장 큰 차이는 로드샵과 인샵이라는 점"이라며 "금천점은 마트 내 위치해 소비자들이 약국뿐 아니라 마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금천점 오픈 배경으로는 주차장과 공간을 꼽았다. 정 대표약사는 "성남점 운영 과정에서 넓은 주차장의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며 "소비자들이 오래 머물면서 약을 보기 시작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천점의 규모는 성남점의 5배에 달한다.

    이어 정 대표약사는 "성남점 오픈 당시 '우리 지역에 언제 생기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접근성이 좋고 소비자가 많은 서울로 진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제품군이 다양해지고 쉼터가 마련됐다. 휠체어, 안마기, 족욕기 등 의료기기가 새롭게 추가 진열됐으며, 9개월치 프로바이오틱스처럼 장기 섭취형 제품도 곳곳에 배치됐다. 또한 구역별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족욕기·반신욕기 등을 체험하며 책을 볼 수 있는 '건강 도서관' 형태의 공간도 조성했다.

    인력 배치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도모했다. 성남점은 복약상담 전문 약사가 매장을 돌아다니는 형태였지만,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면 약사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금천점은 구역별로 직원과 약사가 배치돼 소비자가 안내 받기 쉽도록 설계됐다.

    정 대표약사는 "성남점에서는 소비자들이 약 위치를 찾기 어려워했다"며 "이에 의약품을 종별로 배치했다. 매장 내 직원은 구역 안내를, 약사는 복약상담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매장 곳곳에서 건기식 1+1과 소비기한 임박특가 행사 안내가 눈에 띄었다. 정 대표약사는 "1+1 행사는 성남점에서도 운영해왔다. 소비기한 임박특가는 금천점에서 처음 도입했다"며 "소비기한이 1~2개월 남은 제품이 아닌, 6~7개월 남은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성남점과 금천점이 동일하게 책정됐다.

    특히 금천점에는 비교적 큰 조제실도 마련돼 있다. 정 대표약사는 "원래는 처방조제 계획이 없었지만 건물 내 소아청소년과의원이 공공의료병원 성격이라 보건소에서 강력하게 요청이 있었다"며 "그래서 처방조제를 시작했다. 외부 처방은 하지 않고 건물 내 소아과와 치과 위주로 조제한다"고 밝혔다.
     
    메가팩토리약국 입구를 들어서면 조제실이 바로 보인다.
    단독 입점 제품부터 소비기한 임박특가, 1+1 등 다양한 행사 제품을 마련했다.

    대형약국 '소비자 선택권 확대' vs 약국가 '오남용·약국사막' 경고…국회 약사법 개정안 발의

    한편, 대형약국 모델이 확산하면서 국회에서도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메가팩토리약국과 같은 대형약국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일반의약품 시장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약사사회에서는 의약품 오남용 우려와 지역 약국 생태계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장종태 의원은 대형약국과 관련한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남 의원은 2025년 10월 13일 약국 명칭에 '창고', '공장' 등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대량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표현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장 의원은 2026년 1월 28일 영업면적 500㎡ 이상 약국을 '대형약국'으로 정의하고, 개설 또는 영업면적 변경 시 지역협력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해외 사례를 들어 독립약국의 폐업 문제와 '약국사막'(의약품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문제를 언급하며, 지자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대형약국 영업시간 제한 또는 의무휴업일 지정을 가능하게 했다.

    약계 관계자는 "약은 일반 기호품처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질병이 있을 때 그에 합당한 약을 적정량 먹는 것"이라며 "본인에게 필요한 약을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만 먹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두선 대표약사는 "약국만 면적 제한을 두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런 논리라면 종합병원도 없애야 하고 마트도 없애야 한다. 자본주의 국가인데 왜 약국만 규제를 두려 하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정 대표약사는 "좋은 제품과 넓은 선택지 속에서 전문가인 약사와 상담해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시스템이 대형약국의 장점"이라며 "이 같은 약국이 늘어나면 제약사도 해외 좋은 일반의약품·건기식을 국내에 적극 소개할 이유가 생긴다. 일반의약품 시장이 커져야 제약 분야도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문객이 카트와 바구니를 활용해 쇼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