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24일 의대정원 증원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은 원천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협상 의지가 없는 정부와 대화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뿐더러 전공의들도 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정례브리핑에서 "의협 비대위는 처음부터 결론을 낼 수 없는 대화는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대화 요청에 대해 우리의 변하지 않는 요청사항을 전달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화 테이블에 전공의, 학생들이 나갈 수 없다"라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현재의 상황에서 전공의, 학생을 배제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 이를 대화 거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적어도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명령의 취하와 증원 과정을 멈추는 것이 대화의 자리로 이끄는 정부의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지난 주 총리가 발표한 국립대학 총장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2025년 정원의 최대 50%까지 줄이는 안을 양보라고 이야기한다. 그 과정의 문제점은 차치하고라도 정부의 양보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의사단체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일부 공직자들의 발언이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례로 휘발유 1리터에 1600원 정도 하다가 공급 이슈가 있지도 않은데 갑자기 4000원으로 올리겠다고 한다. 국민들의 저항이 심하게 일어나자 갑자기 주유소 재량으로 3000원에서 4000원 사이로 받으라고 결정한 셈"이라며 "한 달 후부터는 그냥 4000원으로 다시 하겠다는 꼴이다. 이런 상황이 양보라고, 협상안이라고 여겨지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교수 사직과 관련해서도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결정인지 정부는 알아야 한다"며 "대학에 남아 후진을 양성하고 질환을 연구하면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다. 이들이 대학을 떠나는 결정을 하는 절망적인 모습을 조롱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5월이 되면 우리는 경험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을 경험한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1만 8000명의 의대생들이 1년동안 사라진다. 전국 수련병원의 1만 2000명의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한다. 떠나간 전공의들이 언제 돌아올 지 기약할 수 없다"며 "2025년에는 신규 의사 배출이 되지 못한다. 이는 공중보건의로 들어갈 최소한의 인원도 배정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