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과 4학년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응시가 31일 발표되자 선실기에 응했던 의대생들이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나왔다.
청원인 A씨는 “정부는 내년 의사 국가고시를 1월에 추가로 실시하면서 정부를 믿고 올해 응시한 의대생 423명을 배신해 놓고, 그들을 위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 대한 대책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A씨는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나 자존심보다 앞에 두고 이런 결정을 했다면 받아들일 수는 있다. 하지만 오늘 정부의 결정을 앞두고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될 사람들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건 아닌지 우려된다. 바로 올해 의사 국가고시를 끝까지 응시한 423명의 사람들이다”고 했다.
A씨는 이어 “정부는 폐쇄적인 집단 속에서의 회유, 협박, 따돌림을 무릅쓰고 이런 결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나”라며 “오늘의 정부 결정 없이 이대로 지나갔다면 그래도 의사 집단에서 이들은 최소한의 포용은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정부의 결정으로 그들에게는 앞으로 의사 생활에서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대책으로는 인턴을 선발할 때 (선실기와 후실기를)따로 선발하겠다는 말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였다. 의사면허 번호만 봐도 누가 언제 국시에 응시했는지는 모를 수가 없을 것”이라며 “같은 연도에 '정부를 믿었던' 인턴과 '구제받은' 인턴이 같이 근무를 한다고 생각해 본다면 전자의 사람들이 어떤 대접을 받을지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 발표만 보면 423명의 인생은 정부에 배신 당해 바닥에 처박혔다고밖에 볼 수 없다”라며 “이들이 흘릴 피눈물에 대해서는 어떤 응답을 해 주실 것인가. 어떤 대책을 만들어 주실 것인가”라고 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020년 실기시험 응시자와 2021년 상반기 응시자를 구분해 2021년 각각 1월 말, 2월 말에 인턴을 별도로 모집한다고 밝혔다. 2020년 실기시험 응시자 대상 인턴 정원은 1200명이며, 2021년 상반기 실기시험 응시자 대상 인턴 정원은 2000명이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18일 2020년 선실기 응시자는 423명이었고 합격자수는 365명으로, 합격률 86.3%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