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인 2025년부터 정년 퇴임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급증함에 따라 레지던트 지원 기피현상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경우 수술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회장 장병철, 이사장 선경)는 최근 '2015 흉부외과백서, 성장과 전망'을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흉부외과 전문의의 연령별 분포는 50~59세가 전체 1340명 중 31%인 417명으로 가장 많았고, 40~49세가 388명, 30~39세가 263명, 60~69세가 125명 순이었다.
학회는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일선 현장에서 물러났을 때 과연 명맥을 이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라며 "쉽게 말하면 20년 후 자리를 메울 흉부외과 의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65세 정년퇴직 예정자를 보면 2014년 11명에 그치지만 점차 늘어나 2018년에는 20명을 돌파하고, 앞으로 10년 후인 2015년에는 무려 55명, 2028년에는 60명이 일선에서 물러난다.
학회는 "현재는 40~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갈수록 젊은 의사가 줄고, 퇴직자가 늘어 공황사태가 올 수도 있다"면서 "2025년 이후에는 대학병원마다 흉부외과 전문의가 크게 부족해 수술에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회는 "흉부외과 전공의 지원 기피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신규 인력 공급이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분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이라면서 "신규 인력 배출 감소가 10년 이상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자연감소분도 충당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다"고 환기시켰다.
흉부외과 전공의 1년차 확보율을 보면 2010년 47%, 2011년 37%, 2012년 42%, 2013년 47%, 2014년 60.8%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중도포기율이 2010년 14%, 2011년 11%, 2012년 8%, 2013년 18%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그렇다면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의사들이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회는 비현실적인 수가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학회는 "미국의 수술료는 단순히 기술료이고, 그 안에 재료비나 기타 비용이 포함되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재료대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수가 산정을 한다고 해도 미미한 정도"라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좋은 재료와 최신 기술을 사용하면 할수록 병원의 손해가 커지고, 의사의 노력은 저평가되는 모순된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여기에다 수가 항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어 의사들이 실제로 시행하는 시술이 항목에서 누락되는 사례가 많아 시술을 하고도 수가를 정할 수 없는 게 많다"고 개탄했다.
일례로 폐수술 환자에게 전반적인 늑막 유착이 있으면 본 수술에 앞서 이를 제거해야 한다.
문제는 대부분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유착 제거수술을 하지만 심평원에 보험청구를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회는 비합리적인 건강보험 심사기준과 지침이 흉부외과 지원 기피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다 의료분쟁 경험률이 57%에 달할 정도로 높고, 대학병원들이 교수 인원을 늘리지 않아 미래가 불안정해 기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 제51회 미국흉부심장혈관학회에서 가장 심각한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알려진 '이소성 증후군이 동반된 단심실’로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수술 받은 환자의 15년 생존율이 73%로 미국(53%), 일본(68%) 프랑스(69%) 등 유명 센터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구연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