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 '의료AI 도입 이후'
의료 AI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새로운 질문이 시작됐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졌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다. 메디게이트뉴스가 9월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주최한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는 각 전문가 20명이 ‘의료 AI 도입 이후’를 주제로 병원·산업 현장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강연 기사 시리즈를 통해 의료 AI 도입 이후 달라지고 있는 의료 현장의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의료 AI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새로운 질문이 시작됐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졌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다. 메디게이트뉴스가 9월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주최한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는 각 전문가 20명이 ‘의료 AI 도입 이후’를 주제로 병원·산업 현장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강연 기사 시리즈를 통해 의료 AI 도입 이후 달라지고 있는 의료 현장의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환자가 병상에서 벗어나 검사·재활·이송을 받거나 퇴원한 뒤 외래 진료를 기다리는 동안 발생하는 ‘모니터링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병상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감시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메쥬 조성필 부사장은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환자 모니터링의 사각지대는 단순히 장비가 없는 장소가 아니라, 환자 여정의 어느 지점에서 상태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가 끊기는지의 문제”라며 이동형 원격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하이카디(HiCardi)’의 개발 방향과 임상 적용 사례를 소개했다.
병상 중심 모니터링 한계 벗어난다
기존 환자 모니터링은 고정형 감시장비가 설치된 병상에 환자가 머무르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때문에 환자가 검사나 재활치료, 보행 등을 위해 병상을 벗어나면 생체신호 기록이 중단될 수 있다.
또한 감염 우려로 격리된 환자나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받는 환자도 기존 장비와 진료 워크플로우를 이용한 모니터링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때 전원·이송 과정에서 네트워크나 의료기관이 바뀌거나, 퇴원 후 다음 외래 진료까지의 기간에도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조 부사장은 이 같은 공백을 줄이기 위해 환자 중심 모니터링을 ▲시간·공간의 확장 ▲측정 정보의 확장 ▲연결 방식의 확장 등 세 가지 방향으로 설명했다.
시간·공간의 확장은 병원 내 이동뿐 아니라 퇴원 후 외래 진료 전까지 모니터링을 이어가는 개념이다. 측정 정보의 확장은 심전도나 간헐적 활력징후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생체신호를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것을 뜻한다. 연결 방식의 확장은 모바일 기기와 게이트웨이, 다양한 통신망을 활용해 측정된 데이터를 의료진에게 끊김 없이 전달하는 것이다.
웨어러블 패치로 환자 따라 이동
하이카디는 모니터링의 기준을 병상에서 환자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환자가 검사실이나 재활치료실, 병원 복도 등으로 이동하더라도 웨어러블 패치와 게이트웨이가 환자와 함께 이동하며 생체신호를 연속적으로 측정하고 의료진에게 전송한다.
하이카디 시스템은 스마트패치, 스마트뷰, 라이브스튜디오로 구성된다. 스마트패치는 심전도·호흡·체온 등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자체 연산을 거쳐 파형과 분석 결과를 전송한다. 스마트뷰는 데이터를 받아 서버로 전달하는 게이트웨이이자 병상 주변 중계기 역할을 하며, 라이브스튜디오는 의료진이 환자별 추세와 알람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이카디는 제품 구성에 따라 심전도 침상감시, 원격 심박 감시, 홀터 기록 등에 활용되고 있다.
조 부사장은 “핵심은 웨어러블 기기를 작게 만들어 착용하게 하는 데 있지 않다”며 “환자가 이동해도 모니터링이 지속되고, 필요한 순간 의료진의 대응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적용 사례로는 소아 환자의 이송·이동 중 모니터링, 병원 내 이동 중 생체신호 기록, 중증도에 따른 중앙 모니터링 등이 소개됐다. 소아 환자는 기존에 원격 모니터링이 어려워 활동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웨어러블 시스템을 활용하면 이동 중에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병상 밖에서도 기록이 이어지기 때문에 의료진은 사후에 환자에게 발생한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다.
병원은 환자의 상태와 활동도에 따라 모니터링 장비를 달리 적용할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환자에게는 웨어러블 시스템을 부착하고, 중증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기존 환자감시장치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투석·격리·소아 진료로 확대…원외 모니터링 실증도 진행
하이카디는 대학병원뿐 아니라 의원급 투석실과 격리병실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일부 투석의원에서는 환자별 상태를 중앙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결핵 환자나 감염 우려가 있는 환자,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환자의 격리 환경에서도 모니터링 편의성을 높이는 데 사용되고 있다.
특히 장비 크기가 작고 환자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소아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 조 부사장은 "하이카디가 현재 국내 약 800개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은 약 29곳, 종합병원은 약 120곳"이라고 말했다.
메쥬는 원외 환자 모니터링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연구와 실증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강원도 원주의 소금산 출렁다리에서 진행한 실시간 모니터링 연구다. 등산객 약 2000명의 생체 데이터를 지역 상급종합병원으로 실시간 전송하고, 병원 의료진이 부정맥이나 심장 관련 이상 여부를 확인해 알람과 내원 안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 부사장은 "약 300명이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부정맥 등 이상 소견을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약 30명이 병원을 방문했다"며 "병원을 찾은 사람 중 약 7명은 실제 진단과 치료 또는 시술로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만성 호흡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가정에서 바이탈사인을 측정하고 의료진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아직 최종 결과를 분석 중이지만,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재택에서 일정 수준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조 부사장은 밝혔다.
고위험 환자군에서는 좌심실보조장치(LVAD)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원내 모니터링을 우선 진행하고 있다. LVAD 환자는 수술과 치료 환경 특성상 심전도 모니터링이 쉽지 않지만,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의료진이 인지하지 못했던 부정맥이나 심장 관련 이상을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조 부사장은 “환자의 여정이 달라지더라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메쥬의 비전”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환자 중심의 지속적 케어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