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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소아응급실 들이닥친 압수수색…경찰 “진료 없을 때” vs 병원 “사실 아냐”

    해당 병원 소아응급센터장 “중환자 처치·대기 환아 있던 상황…응급실 문 닫으라는 소리” 분통

    기사입력시간 2026-10-01 15:31
    최종업데이트 2026-10-01 16:47

    사진=챗GPT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경찰이 경기도 소재 A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해 당시 응급실에 있던 환아들의 안전을 위협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경찰 측이 “환자 진료가 없을 때를 기다려 영장을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의료진은 “우리 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없을 때는 없다”며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으로 실제 진료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반박했다. 특히 이번 일이 소아청소년과 지원율 급락으로 이어졌던 이대목동 신생아 사망 사건과 같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경찰은 약 두 달 전 청색증 증상으로 이 병원 소아응급센터에 이송됐다가 사망한 환아 사건과 관련해 지난달 30일 해당 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 측 관계자는 1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환자 진료가 없는 시간을 일부러 기다렸다가 진료에 방해 없이 압수수색을 했고, 일부 자료는 진료와 상관없는 장소에서 확보하기도 했다”며 “다른 환자 치료에 방해가 됐다는 대한소아응급의학회의 입장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대신 자료 제출 요구 등의 방식도 가능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쪽에서 판단한 것”이라며 “사유가 있으니 법원에서도 영장이 발부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이 같은 경찰 측의 해명에 A대학병원 소아응급센터 B센터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B센터장은 전날(9월 30일) 오전 11시 무렵 응급실에서 대기 중인 중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경찰과 맞닥뜨렸다. 그는 당시에도 경찰들에게 “진료 방해를 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갑자기 들어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항의했다고 한다.
     
    특히 당시 소아응급센터는 중환자 처치로 분주한 상황이었다. B센터장은 “경찰이 처음 왔을 때는 1시간 정도 경련이 지속된 환아가 있어 의료진이 정맥주사를 투여하고 기도를 확보하느라 아침부터 분주한 상태였다”며 “중환자를 처치하느라 센터 내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기다리는 보호자와 아기도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처방을 위해 사용하던 컴퓨터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료진에게는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사용 중이던 컴퓨터를 확인하겠다며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경찰은 오후에도 한 차례 더 응급실을 찾아 병실 사진을 촬영했으며, 이 밖에 응급실 의료진 근무표와 CCTV, 의무기록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센터장은 “의료진이 위축된 것은 물론이고 환아와 보호자들도 놀랐을 것”이라며 “주변 지역 병원들에서 받지 못하는 중한 환아까지 받을 수 있는 대로 다 받아서 해결하려 하는데, 그런 병원이 아기들 진료를 하는 중에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응급실 문을 닫으라는 소리나 다름없다”며 “우리가 작은 응급실도 아니고 각지에서 환자가 오는데 환자 진료가 없을 때 영장을 집행했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B센터장은 이번 일이 의료현장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당시 의료진이 구속되는 장면 등이 연출되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크게 떨어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해당 의료진들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25년간 소아응급실에서 일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다른 응급의학과 교수들에게 물어봐도 응급실에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왔던 경찰은 본 적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장에서 힘들게 일하는 응급의료진을 범죄자 취급한 셈"이라며 "이대 신생아 사건처럼 이번 일이 응급의료붕괴의 불씨가 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역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학회는 특히 응급의료기관의 환자 수용 의무를 강화하는 이른바 ‘응급실 미수용 방지법’이 국회 통과를 앞둔 상황에서, 진료 결과를 이유로 응급실에 대한 강제수사까지 이뤄질 경우 의료진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박수현 공보이사는 “응급실에서 일단 환자를 받으라는 법이 국회 통과를 앞둔 상황에서 응급실에서 환자가 사망했다고 압수수색을 나온 것”이라며 “이런 식이면 응급실 의료진들은 다 그만두지 않겠나. 온 세상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 우리만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