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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J 메드테크 북아시아 총괄사장이 본 국내 규제..."혁신제품 빠른 시장 진입 가능해야"

    오진용 북아시아 지역 총괄사장 "안전성 보장된다면 제품 유효성 평가 등에선 유연성 필요"

    기사입력시간 2022-07-14 06:32
    최종업데이트 2022-07-15 09:00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오진용 북아시아 지역 총괄사장. 사진=존슨앤드존슨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일본 인구는 우리나라의 2배 정도인데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는 6~7배에 달한다. 왜 이러한 차이가 나는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Johnson&Johnson MedTech) 오진용 북아시아 지역 총괄사장은 최근 의료기기산업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간 제약∙바이오 시장 규모를 비교하며 국내 보건의료 분야의 규제 완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의료∙바이오 인프라를 갖고 있음에도 규제 장벽에 막혀 그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보건의료산업'...시장에 신속 진입 가능해야 혁신 이어져

    오 총괄사장은 “보건의료산업을 공공재로서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비용으로 보는 대신에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국내 시장을 키워야 할 분야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총괄사장은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의 초음파 절삭기 제품을 예로 들며 일률적인 현행 수가 책정 방식의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는 “초음파 절삭기도 여러 종류가 있고 제품마다 성능이 다 다르다. 어떤 제품은 임상적으로 더 우수하고 훌륭할 수 있다”며 “그런데 정부의 시각으론 이 모든 제품이 하나의 제품군으로 묶이기 때문에 동일한 보험가가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혁신적 기술을 탑재한 의료기기들의 경우 실제 현장에 신속하게 도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빠르게 혁신을 거듭하는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오 총괄사장은 “장기간 임상을 거쳐 출시되는 신약과 달리 의료기기는 실제 마켓에서 상용화돼야 의료진이 사용하면서 임상 데이터가 축적될 수 있다”며 “물론 제품 허가단계에서 데이터를 많이 축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혁신기술의 도입과 산업 발전 속도는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품 안전성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단 전제 하에 선진입 후평가 확대 등 제도 개선을 통해 혁신기술 도입을 앞당기고, 혁신성이 인정되는 제품엔 수가를 유연하게 적용해주되 차후 임상 데이터를 보완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실제 독일은 디지털기기에 대한 신속 등재절차(DiGA Fast-Track)을 통해 치료효과 입증여부와 관계없이 첫 1년간 업체가 제시한 가격으로 제품의 가격을 적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도 타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의료기기산업의 혁신을 장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홍콩은 미 FDA 허가 시 바로 출시 가능...의료기기 단일 심사프로그램 동참도 방법

    오 총괄사장은 대만∙홍콩 등의 사례와 함께 의료기기 단일 심사 프로그램(MDSAP, Medical Device Single Audit Program)에 가입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대만의 규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더 엄격한 부분이 있지만 밸런스드 빌링(Balanced billing)이라는 예외적 제도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의 혁신성 등이 검증되면 일정 부분은 보험 재정에서 커버하고, 그 이상에 대해선 환자의 선택으로 가격을 더 유연하게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홍콩은 미국 FDA의 허가를 받으면 바로 출시가 가능한 제도가 있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테스트 마켓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 총괄사장은 “MDSAP에 가입된 국가 간에는 제조원 실사가 상호인정 된다. 미국∙캐나다∙일본 등이 들어가 있고 한국은 아직 미가입 상태”라며 “이런 협의체에도 우리나라 허가 규제기관이 동참할 수 있다면 글로벌 기업에선 다른 나라에서 허가된 신제품을 빠르게 들여와 환자에게 혜택을 제공할 수 있고, 국내 기업들의 수출 허들도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3월 기존 존슨앤드존슨 메디칼에서 사명을 변경한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는 앞으로 디지털 전환을 통해 통합 솔루션과 전인적 의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오 총괄사장은 “존슨앤드존슨 만큼 다양한 사업분야를 영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실제 대형 글로벌 제약사나 의료기기 회사들은 많지만 의료기기와 제약∙바이오를 동시에 하는 회사는 존슨앤드존슨뿐”이라며 “여러 분야에서 쌓인 임상경험과 의료분야에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혁신 측면에서도 융복합적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는 우수한 인재가 많은데, 특히 중국∙일본 등에 비해 작은 내수시장 탓에 대외지향적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의료∙바이오 산업에선 글로벌 협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존슨앤드존슨이 인재 육성에 기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