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이 2025년 3분기 성장세를 이어가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쏟아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비롯해 GC녹십자, 보령, 동아에스티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올렸고, 한미약품, 한독 등은 수익성 회복세를 보였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달성 기업 줄줄이 등장
5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15개사의 3분기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3분기에도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켰다. 두 회사 모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으며, 각각 1조6602억원, 1조29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4공장의 풀가동을 통한 매출 기여 증대와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확대, 우호적 환율 효과 등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이뿐 아니라 수주 성장세 역시 영향을 미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1월 4일 공시기준 누적 수주 금액 5조5193억원을 기록하며, 10개월 만에 전년도 연간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회사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연간 수주 실적이다.
셀트리온의 호실적 배경에는 주요 제품 판매의 안정적인 글로벌 판매가 있다. 특히 수익성 좋은 신규 제품들의 판매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업이익 역시 역대 최대 분기 규모인 3014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를 비롯한 고수익 신규 제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 매출은 글로벌 전역에서 가파르게 성장해 올해 3분기 만에 전년도 연매출을 상회한다.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올해 3분기 만에 전년도 연매출에 근접했다.
GC녹십자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지속적인 성장과 처방의약품 매출 확대에 따른 결과다. 실제로 알리글로는 올해 들어 매 분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3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을 이뤘다.
회사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상반기 중 알리글로 수출 물량을 늘려 현지 재고를 확보했다. 4분기에는 내년도 판매 물량 선적을 진행한다.
한편 고마진 품목 중 하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는 상반기 해외 공급 집중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다.
보령은 역대 최대 매출액 2800억원과 영업이익 294억원으로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를 동시에 이뤘다.
보령 측은 자가 제품, 전략 제품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함에 따라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 3대 만성대사질환 영역의 약진이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아울러 원가절감, 판관비 효율화 등을 통해 손익구조를 개선했다.
보령의 전체 매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전문질환 부문의 매출도 2024년 3분기 854억원에서 2025년 3분기 980억원으로 개선됐다. 의정갈등 종료에 따라 매출이 회복한 모습니다.
구체적으로 진해거담제 '뮤코미스트'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62억원, 항생제 '맥스핌'은 27.0% 증가한 41억원, 항구토제 '나제론'은 41.5% 증가한 35억원을 기록했다. 조현병 치료제 '자이프렉사'는 자사생산 전환 후 역대 최대 분기 매출 43억원을 달성했다.
JW중외제약은 매출 1986억원, 영업이익 326억원, 당기순이익 308억원으로 모두 역대 3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5%, 23.9%, 56.3%씩 증가한 수준이다.
JW중외제약의 호실적은 전문의약품 부문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젯'은 39.2% 증가한 265억원을 기록했다. 리바로젯을 포함한 리바로 패밀리(리바로/리바로젯/리바로브이) 총 매출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성장했다.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는 200억원으로 61.1% 성장했으며, 수액제 부문은 6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 부문의 신규품목 성장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전문의약품 부문은 인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과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이 성장했으며,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자큐보', 전립선암·성조숙증치료제 '디페렐린' 등 신규 품목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R&D 비용 상반기 조기 집행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했다. 실제로 2024년 3분기 203억원을 R&D에 투입했고, 2025년 3분기에는 30.0% 증가한 264억원을 집행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의 안정적인 실적 기여와 자체 백신 매출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이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배 증가하며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94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396억원) 손실 규모를 50% 이상 줄여 손익을 개선했다. 올해 2분기(-374억원)와 비교해도 적자 폭은 50% 가까이 줄었다.
IDT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인수된 후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고객 확보 및 수주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생산 효율화와 품질 관리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CDMO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올해 연간 매출의 흑자 전환을 전망했다.
자체 개발 개신 판매 호조와 유통 백신 매출 성장 역시 외형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일부 기업은 회복세 진입…한미·한독 등 '영업이익' 체질 개선
이 외에도 많은 기업이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3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소폭 증가했다. 1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3분기부터는 회복세에 진입했다. 올해 초 마무리된 경영 정상화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3분기 수익성 증대 배경에는 개량·복합신약의 성장과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체결한 '엔서퀴다'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선급금 수취 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약품은 세계 최초 저용량 3제 항고혈압제 '아모프렐', 골다공증 치료제 '오보덴스', 주사 제형의 인플루엔자 감염 치료제 '한미페라미비르주' 등 신제품도 출시하며 성장 동력도 마련하고 있다.
HK이노엔은 매출 2608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으로 각각 13.7%, 16.4%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의 고른 성장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으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K-CAB)'의 국내외 매출 확대와 중국 로열티 증가 등이 수익성을 개선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의 매출을 살펴보면 케이캡이 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성장했다. 수액 부문은 13.9% 증가한 388억원, 순환기 부문 7.9% 증가한 698억원으로 집계됐다. 당뇨·신장 부문 매출은 포시가의 국내 품목허가 취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감소해 253억원에 그쳤다.
한독은 매출 1408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여기에는 소염진통제 '케토톱'의 매출 회복세와 신규 도입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딜'의 시장 안착 및 지속적 성장, 항암제 '페마자이레' 급여 등재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에스티팜은 매출 819억원, 영업이익 147억원, 당기순이익 2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혈액암과 고지혈증 치료제 프로젝트에 대한 의존도는 줄이고, 올리고 CDMO 포트폴리오 매출 구조를 다각화했다. 이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1.6% 증가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매출 743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6.9% 감소했다.
명인제약은 매출 727억원, 영업이익 2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중추신경계(CNS) 제품군 수요 증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이 반영되면서 소폭(5.6%) 감소했다.
부광약품은 올해 3분기 매출 478억원, 영업이익 9억8000만원을 기록하면서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속적인 실적 성장 배경에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와 '치옥타시드', 항정신병 신약 '라투다'가 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며, 라투다는 출시 1년 만에 누적 1000만정 판매 성과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