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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례없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방어진료로 환자 생명에도 악영향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바이탈과 기피 현상 더 악화하게 만들어 필수의료 붕괴 가속화

    기사입력시간 2021-07-15 06:39
    최종업데이트 2022-01-25 10:5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정은별 인턴기자 원광의대 본1] 아직 수술과와 관련된 임상 지식을 배우지 않았고, 병원 실습도 시작해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실 이제 막 본과 첫 학기를 마무리한 의대생의 입장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이슈가 크게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이 합법화돼있는 전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수술실 CCTV 설치가 불러올 문제점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통한 수술실 감시에 대해 반대한다. 

    먼저 기술적 보안상 결함이 생겨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술을 할 때는 환자의 신체적 개인정보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수술실에 CCTV가 설치되면 환자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녹화된다.

    만에 하나 CCTV 보안에 구멍이 생겨 해킹이 일어난다면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은 영상이 그대로 유출될 것이다. 이로 인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인 환자의 수치심 등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과연 누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인가. 또 책임져야 하는 주체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가 발생할 것이다. 게다가 환자가 겪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물질적 보상으로 해결하기 어려우며, 환자가 다시 일상으로 회복하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각종 정신과적 약물 및 인지 치료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

    수술실 CCTV 감시 의무화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할 것이다. 과도한 감시를 받고 있다고 여기는 의료진은 소극적, 방어적인 태도를 취해 환자가 효과적인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마련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의 치료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그만큼 환자의 생명을 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도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바이탈과’ 전공을 기피하려는 의사들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수술실 CCTV가 도입되면 수술실 감시 하에 의료행위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마련이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완벽하게 근거가 정립된 수술 방식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치료의 가능성이 있는 방법을 택했던 기존의 태도를 취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특정 바이탈과들의 기피 경향과 환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의사의 삶의 질이 보장되는 인기과 쏠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는 필수의료를 점진적으로 붕괴시키고 국민 건강 증진에 위해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