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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가 피부미용 넘어 모발 이식까지?…의료계 "정부·경찰 무관심 속 면허 이원화 근간 흔들려"

    통합레이저의학회서 모발이식 주제 웨비나 진행…한특위, 정부·경찰이 불법 시술 사실상 방조 중

    기사입력시간 2026-07-23 16:57
    최종업데이트 2026-07-23 16:57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안태주 부회장.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실시간 생중계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사를 회원으로 하는 대한통합레이저의학회가 최근 개최한 웨비나에서 '모발 이식을 한의계에 이식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모발 이식 원리와 방법, 실제 시연 영상을 공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 안팎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의료계는 이를 단순한 직역 간 갈등을 넘어 면허 이원화와 의료법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규정하고 보건복지부와 경찰의 무관심·방관이 불법 시술을 사실상 방조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안태주 부회장은 23일 한특위 기자회견에서 "통합레이저의학회가 최근 모발이식을 주제로 한 웨비나를 열었다. 미용 부분도 할 얘기가 많지만 이젠 누가봐도 지나치고 문제가 될 만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재홍 위원(대한피부과의사회 기획정책이사)은 과거부터 한의원의 의과 영역 침범이 지속돼 왔으나, 최근 양상은 더 이상 일부 일탈로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 일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현대의학의 근거와 기반 아래 만들어진 레이저·주사제 처방 및 진료는 당연히 의사들의 역할이라는 사회통념이 수차례 판결로 입증됐으나, 보건복지부와 경찰의 반복된 무혐의·불기소 판정으로 불법이 아닌 것처럼 비춰진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기능적 편의주의, 즉 ‘배웠다 할 수 있다’는 논리로 무분별 허용이 이어지면 비의료인의 불법 시술에도 동일한 잣대가 적용될 것”이라며 “이는 대한민국 보건의료 체계와 면허 체계를 붕괴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재홍 위원.


    제도적 허점도 존재한다. 구체적 사례론 필러와 PN(폴리뉴클레오티드) 계열 제품인 ‘리쥬란’의 허가 사항 차이가 언급됐다. 필러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사용·관리 규정이 엄격하지만, 리쥬란은 ‘조직 수복용 생체 재료’ 허가 경로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쉽다.

    문제는 한의계가 이를 ‘약침’ 형태로 변용해 사용하는 경우다. 

    실제로 한의사가 리쥬란을 바일(ampoule) 단위로 나눠 멸균 보장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노출 후 주사하거나, 다른 성분과 믹스해 ‘리주약침’ 등으로 명칭을 바꿔 시술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안태주 부회장은 “리쥬란 외에 다른 PN 제품도 있지만, 다른 성분과 믹스해 한의사가 약침으로 열어놓은 상태에서 주사하는 게 어떻게 문제가 안 될 수 있느냐”며 "법적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욱 심각한 건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약침에 섞어 주사한 사례가 무혐의 처리됐다는 점이다. 안 부회장은 “의대 대학병원 재직 당시 리도카인으로 환자가 생명 위독 위기에 처한 적이 있었다”며 “리도카인 주사보다는 연고 사용 시 확률이 적지만, 약침에 리도카인을 섞어 PN과 함께 주사하고 무혐의가 나온 것은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실제 리도카인은 신경흥분 차단 효과로 뇌신경계·심장전도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부정맥·심정지 등 중증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전문의들도 적응증 외 사용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의료계는 현재 상황을 직역 간 싸움이 아니라 면허 체계의 기초를 흔드는 문제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은 “의사 면허증과 한의사 면허증은 엄연히 구분되며 허용되는 의료 시술 범위도 명백히 규정돼 있다”며 “더 이상의 혼선을 피하고 경찰서의 잘못된 판단을 막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올바른 가치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선 자생한방병원 압수수색을 계기로 한약 조제관리체계, 원외탕전실 운영,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앞서 자생한방병원은 교통사고 환자에게 환자별 증상에 따른 개별 처방이 아닌 미리 제조된 한약을 반복적으로 처방하고, 이를 근거로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를 청구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의협 한특위 박상호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특정 한방병원 하나의 문제로 축소해서는 안 된다. 이는 한약 조제관리체계와 원외탕전실 운영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며 "한특위는 오래전부터 원외탕전실의 불법 사전조제와 대량생산, 무자격자 조제, 관리 부실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고 말했다. 

    의협 좌훈정 부회장는 "원외탕전실은 원래 환자별 처방에 따라 한약을 조제하기 위한 시설입니다. 그러나 공동이용 허용으로 일부 대형 원외탕전실이 수백 개 이상의 한의원과 거래하며 사실상 대량 생산과 대량 공급을 담당하는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년간 반복돼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런 과정에서 무자격자 조제와 안전관리 부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대형 원외탕전실은 수백 개 이상의 한방의료기관 처방을 담당하면서도 한약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으며, 실제 조제가 비전문 인력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많다"고 덧붙였다.